15. 마광수
15. 마광수
  • 북데일리
  • 승인 2006.12.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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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

[북데일리] 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로 구속과 해직을 당한 연세대 마광수 교수. 그는 최근 또 한 번의 고초(苦楚)를 겪었다. 지난달 개인홈페이지에 음란물을 올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마교수는, 차기작 <유혹>(해냄. 2006)이 제 빛을 못 보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19세 미만으로 낼 까도 하지만 그러면 진열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작년에 낸 <로라>는 신문에 연재 할 때는 그렇게 경고를 하더니 책으로 내니까 아무 소리가 없었어요. 도대체 잣대를 모르겠습니다”

이후 그는 자비를 들여 홈페이지에 미성년자가 열람할 수 없도록 방지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일부 팬들은 담당검사에게 탄원서를 보내는 등 마교수 지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결국 <유혹>은 표지에 ‘19세 미만 구독불가’ 문구를 박고 27일 출간됐다.

소설은 주인공 ‘경훈’이 부적절한 사생활 때문에, 다니던 종합병원에서 퇴출 당하면서 시작된다. 작은 의원을 차린 그는 거리에서 우연히 ‘민자’를 만나 성적 유희에 빠져든다. 경훈은 그녀를 치료보조원으로 취직시키고, 성기능 장애 남성환자들을 돕는 ‘대리 배우자’ 역할을 맡긴다.

“섹스가 바로 진짜 구원이고 사랑”이라는 주인공의 생각엔, 작가의 의식이 투영된 듯 하다. 마교수는 자신의 문학관이 ‘성적 쾌락주의’와 ‘유미적 평화주의’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상에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를 꼽았다.

“<무기여 잘 있거라>는 나의 소설 교과서입니다. 간단명료한 문체가 문장공부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사랑’으로 ‘전쟁’을 이겨나간다는 설정이 내 문학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는 시내암의 <수호전>, 버트런드 럿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포린 레아주의 를 추천했다.

2007년. 마광수는 문화비평집과 에세이집, 소설 등 여러 권의 책을 낼 계획이다. 그의 새해소망은 하나다.

“새해를 맞아 저는 검열이 없는 한국, 문화적 촌티를 벗어나는 한국을 꿈꾸어봅니다.”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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