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다시 저금리 시대로 가는가
세계는 다시 저금리 시대로 가는가
  • 아이엠리치
  • 승인 2008.01.28 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세계금융시장이 초긴장상태에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의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경험하고 있으면 아직도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구면에 있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 불안에 대해 "60년 만의 최대 경제 위기"라고 말했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수습을 위해 지난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0.75%포인트(연 4.25%→연3.5%)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또한 바로 다음날 우리나라 채권 금리도 급락해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25%포인트 떨어지는 등 채권금리들이 일제히 떨어졌다.


미국이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직후인 22~23일 캐나다-홍콩-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이 정책금리를 0.25~0.75%포인트씩 내려서 최근 3년 이상 지속돼온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가 막을 내리고 다시 '저금리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도 금리를 내릴 것인지에 대해서 깊은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자 보도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는 신음하는 환자의 심장에 아드레날린을 주사한 것"이라고 비유하면서 절박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사태로 경기 후퇴와 금융시스템 위기에 봉착한 미국이 앞으로도 계속 금리를 끌어내릴 것으로 보면서 현재 연 3.5%인 정책금리가 연 2.5%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러한 미국의 금리 인하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금융시장에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은 지난 2000년 IT 버블 붕괴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약 3년간 10여 차례 금리를 내린바 있다. 그 당시 미국의 저금리 기조로 인해서 다른 나라들도 '저금리시대'를 맞았고, 이 과정에서 돈이 대거 풀려 글로벌 과잉 유동성사태를 빚었다. 그 결과 미국 등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부동산 등 자산 버블이 커지자 2004년 중반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 기조가 작년 2분기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미국의 금리 상승 기조에 꼭짓점을 찍게 했고 미국의 금리인하는 세계 각 국의 도미노 금리 인하현상을 촉발할 전망이다. 당장 유럽지역에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만히 있을 경우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수출에 악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 사이클이 길어질 경우 유동성 팽창에 따른 자산 가격 급등 등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금리시대가 도래할 경우 한국 경제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미국의 저금리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한국은 수출에 악영향을 받고 경기 흐름이 나빠져 자연스럽게 금리 인하 압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집값 급등 등 저금리의 후유증으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는 만큼 다시 금리 인하정책을 펼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당장 콜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실물경제지표가 나빠질 경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리는 경기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중요한 정책수단이다. 금리를 인하하면 그만큼 유동성이 많아져서 경기부양효과는 있지만 지나치면 물가상승과 자산가치의 버블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은 것이 걱정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추세인데 우리만 그대로 가지고 가면 수출경쟁력이 떨어져서 우리 경제 발전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우리의 정책금리인 콜금리가 5%인 것은 경기부양정책을 쓰는데 분명한 큰 부담이다. 하지만 금리를 내리자니 물가상승과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


필자의 생각으론 시간의 문제일 뿐, 금리 인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은행의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의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지 않은가.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아서 주변 환경이 변하면 그에 따라 바로 적응하고 대처하는 과정이 일어나게 된다. 세계경제는 이미 호황기를 끝내고 주춤거리면서 침체기를 향해 내려 갈 가능성이 있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이러한 신호를 인식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대응의 신호가 바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노력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함께 동조화 될 가능성이 높고 그 일환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www.bestmentorclub.org) 소장]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