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의 대변혁 ‘웹2.0’ 아직도 모르세요?
웹의 대변혁 ‘웹2.0’ 아직도 모르세요?
  • 북데일리
  • 승인 2006.12.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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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처음 만났던 때가 기억이 난다. 회사 사무실에서 모뎀을 통해 연결된 낯선 화면을 보면서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세상 저 편의 이야기를 이렇게 컴퓨터 화면으로 볼 수 있다니 꿈인가 생시인가?’ TV뉴스나 전화 등의 한정된 조건에서만 연결되어 있던 세상이 순식간에 눈앞으로 다가온 그 순간의 경악을 잊을 수 없다. 지금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는 느린 속도와 콘텐츠였지만 말이다. 그 후 인터넷은 대한민국 곳곳에 설치되었고 ‘IT강국`으로 우둑 서게 된 지금 ‘Web 2.0’이라는 단어가 자꾸 대두되고 있다. ‘도대체 이게 뭐야?’라는 의문을 속 시원하게 풀어준 책이 나왔는데 이것이 바로 <웹2.0 경제학>(황금부엉이. 2006)이다.

버블닷컴의 붕괴이후에 웹은 전산의 발달된 개념으로 네트워크를 도와주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웹의 잠재된 무한한 신세계와 그 파워를 조금씩 알아 가게 되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웹의 숨겨진 이모저모와 그 잠재성을 새롭게 보면서 ‘경제학’이라는 단어가 붙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팽창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는 늘 변화를 궁금해 합니다. 변화를 꾀해서 손해를 보지 않을까, 변화해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항상 고민합니다. 현재의 트렌드를 궁금해 하며 미래를 예측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0년 동안 우리를 흔들어 되고 있는 변화의 대풍랑에는 의외로 무덤덤합니다. (중략)

대변혁의 한복판은 바로 웹입니다. 행여 식상할까봐 2.0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블로그로, 메일에서 RSS로, 콘텐츠 제공업에서 UCC로, 더욱 더 문턱이 낮아진, 민주적이고 세련된 이상적 세계가 현실 밖에서 팽창 중입니다. 우리 사회가 웹2.0이란 그곳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p.5~6)

하나, 닷컴버블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었다.

모든 것을 대체해 줄 것 같은 웹은 닷컴버블이후 더 이상 돈을 벌어주는 황금어장이 아니었음이 보여 지자 사람들은 실망에 빠졌다. 그 당시 주식에 투자해 손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큰 피해를 주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웹으로 뭔가를 하겠다고 하면 부정적인 생각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점점 이 웹의 기상이 커져가고 있음을 생활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웹으로 대금 결제하는 것이 불안해서 인터넷 홈쇼핑을 이용하는 것이 상당히 불안했던 과거와는 달이 이제는 너무나 편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안시스템의 상당한 발전과 바쁜 현대인들의 편리한 욕구에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전이나 전자사전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포털이 제공해 주는 사전기능에 들어가 검색하게 된다. 아이들 숙제도 포털의 검색을 활용하면 순간에 찾을 수 있다. 어렵사리 도서관에 가서 일일이 찾는 수고들이 줄어드는 것이다. 1인 블로그시대요 구글지도를 통해 세상 곳곳을 위성사진으로 볼 수 있게도 되었다. 그러고 돌아보니 닷컴버블은 새로운 시작이었다. 웹2.0은 바로 우리 생활 전반을 이렇게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웹의 지난 10년의 역사는 인류가 앞으로 최소한 수십 년 동안 겪게 될 일종의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닷컴버블은 이 변화를 너무 일찍 느낀 사람들의 호들갑이었을 뿐입니다. 버블은 터져 버렸지만 컴퓨터 화면 너머 저편에는 여전히 이상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 ‘이상계의 전설’이 묵묵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세계의 규모와 면모는 과거와는 다른 차원으로 빚어지고 있는 것을 먼저 목격한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그 세계는 화면 앞쪽의 현실마저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으니까요. (p.21)

둘, 디지털프로슈머 시대

프로슈머란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으로 쓴 용어로,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인 사람을 말한다. 즉 프로듀스(Producer)의 역량을 지닌 소비자(Consumer)인 프로슈머가 디지털의 세계에 대규모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카페의 매니저를 맞고 있는 나는 이 부분에 대해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끊임없이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동시에 그 게시글들이 소비되는 그 현장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단한 시너지를 주기에 디지털프로슈머의 시대의 진입이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전 시대와 다른 패러다임 시프트임을 깨닫게 된다.

결국 정보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누구나의 것’이라는 감각이 천하에 퍼져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자신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재미있게 본 내용을, 즉 자신의 현실을 이상계에 마구 업로드하기 시작합니다.(중략)

이상계는 이러한 축적을 한없이 자유롭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세계입니다. 지식In과 싸이는 모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상계 진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이상계의 미래에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이상계의 궁극적인 꿈은 우리 존재의 업로드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p.49)

셋, 책 2.0

정보의 탈 물질화로 신문의 구독량은 점점 줄어들고 음반 시장도 이전과 같지 않다. 이제 방송까지 IPTV로 전환 준비가 완료가 되어 있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고화질의 웹 TV를 볼 때가 머지않았다는 소리다. 책은 어떠한가? 저자는 책도 어떠한 형태로든 웹 속으로 다 빨려 들어갈 것이고, 실제로 구글은 분당 2.25권의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먼저 시작한 책의 탈물질화는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 지나면 소장가치가 없어지는 신문과 달리 책은 정보와 물질의 소장욕을 지속적으로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도 컴퓨터 화면이나 PDA로 보는 것은 아직 전혀 감각적으로 끌림을 주지 못한다. 책을 손에 들고 색연필로 책 곳곳에 표시하는 재미를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그러나 분명 또 다른 형태의 책은 아직 보이지는 않지만 다가오고는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책 2.0이다.

미디어 중 정보의 탈물질화가 가장 덜 된 것을 찾으라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먼저 탈물질화가 시도된 책입니다. 물론 인터넷에는 불법으로 스캔이나 문자 인식을 하거나, 시각 장애인을 위해 자원봉사자가 책 내용을 입력한 파일을 유출시킨 음성적 e북이 수없이 떠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마니아적 PDA 사용자를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냥 서점에서 묵묵히 책을 사보고 있습니다. (중략)

왜 그럴까요? 그것은 정보를 담고 있는 물질의 가치가 의외로 적절했기 때문이다. (p270~271)

현실계에서는 80대 20법칙이 상식이 되어 있는데 이상계에서는 이것을 뒤엎는 롱테일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으며, 무한한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에는 오히려 소비자의 어텐션(Attention)이 희소자원이 되기 때문에 어텐션 이코노미(Attention Economy)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웹 2.0은 이렇게 기존의 상식을 붕괴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변화를 이루어 간다. 이런 현상은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질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이 웹 2.0으로 변화되고 있는 현실계, 이상계 그리고 환상계를 재해석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웹 2.0’에 대해 친절하고 쉽게 구성되어 있기에 독자의 ‘웹 2.0 초보딱지’를 떼게 해 줄 것이다.

. 기억에 남는 본문 구절

이제 기업은 생각을 달리 해야 합니다. 혁신이 일어나는 곳은 전략기획실이 아닙니다. 공장의 분임조가 아닙니다. 혁신이 일어나는 곳은 바로 ‘저 밖’입니다. ‘저 밖’의 그들은 디지털의 대중화로 첨단 연구소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지식수준의 제고와 취미의 다변화로 학위가 없어도 박사 수준의 식견을 가지고 있고, 기자가 아니라도 기자 수준의 집필력과 영향력을 지닌 채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혁신을 일으키는 힘. 이제 기업은 그 힘을 통제할 수도, 통제하여서도 안 되는 세계에 접어들었습니다. (p.128)

기득권의 정보를 관할하던 시절에는 기득권의 질서에 끼어드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 그들의 ‘대규모 배포력’은 조금씩 의미를 잃어갑니다. 현재 희소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대중이고, 이들의 어텐션을 받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창조자와 생산자에게 절실한 것은 누군가의 어텐션입니다. (p.169)

[백승협 시민기자 herius77@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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