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을 땐 저축과 펀드를 병행하라
돈 모을 땐 저축과 펀드를 병행하라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12.07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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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들은 돈을 모은다고 하면 투자보다는 저축을 생각한다. 저축을 해서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종자돈을 모아 투자해 돈을 크게 불리는 식이다. 즉 돈을 모으는 단계에선 저축, 이 저축을 불리는 단계에선 투자다.


그러나 돈을 모으는 단계에서부터 투자는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은행 예금 금리가 5% 남짓인 상황에서 저축만으로 돈을 모으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원금 손실의 위험도 있지만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는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엔 필수다. 물론 최근 금리가 몇 번 인상되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5%를 넘어섰지만 그렇다 해도 1970~1980년대에 유지됐던 10% 이상 두자리수 금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낮다.


“돈이 있어야지 투자하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초기에는 저축으로 돈을 모아 종자돈을 마련한 뒤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채권이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돈을 모아나가는 단계에서는 투자한다고 해도 한 달에 기껏해야 100만원 또는 200만원일 텐데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채권이든 직접 투자하는데 한계가 있다. 부동산의 경우 몇 천만 원은 가지고 있어야 투자가 가능하고 채권도 증권사를 통하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한번 투자할 때 최소 몇 백만 원은 기본이니 돈을 모으는 단계에서는 부적합하다.


그나마 소액으로 접근 가능한 것이 주식인데 주식도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려면 한 주에 몇 만원은 기본이고 몇 십만 원짜리도 있다. 보통 주식 거래 단위가 10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돈을 모으는 단계에서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우량주의 경우 비싸서 매달 10주씩 사 모으기도 어렵고 싼 주식은 주가 하락의 위험이 크다. 또는 좋은 기업의 주식을 매달 10주씩 사 모았다고 해보자. 이 기업이 계속 성장해 주가가 계속 올라주면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예상치 못했던 문제로 경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는 소액으로 여러 종목에 분산해 투자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렇다면 돈을 모아나가는 단계에서는 어떻게 투자할 수 있을까? 매월 소액으로도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적립식 펀드가 답이다. 적립식 펀드는 꼭 적립식 펀드란 이름이 붙여져 있지 않아도 된다. 가입한 후 추가로 돈을 더 넣을 수만 있으면 된다. 펀드 투자는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도 있지만 손해 볼 위험도 낮다. 적은 돈으로 여러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몇 개 주식이 급락해도 충격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직접 어떤 주식을 사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고 초보자도 적금처럼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어떤 돈은 저축하고 어떤 돈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저축과 투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기간이다. 통상 3년 이내에 찾아 써야 할 돈은 저축으로, 최소 3년간은 찾아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이라면 투자로 돈을 불려 나가는 것이 좋다. 왜 3년일까? 주식시장은 상승할 때도 있지만 하락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펀드에 손실이 났는데 지금 당장 필요한 돈이라고 해보자. 손해를 감수하고 펀드를 환매해야 한다. 그러나 급하게 찾을 돈이 아니라면 주식형 펀드는 기다리면 된다.


주가는 가파르게 떨어지기도 하지만 가파르게 오르기도 한다. 이러한 하락과 상승은 단기간에는 매우 급격하게 느껴지지만 긴 기간을 놓고 보면 주식시장은 오른쪽으로 쭉 올라가는 모습을 그린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이 심해 손해 볼 수도 있지만 장기 투자하면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대개 아무리 극심한 침체장이라 해도 3년 연속 하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따라서 3년 이상을 참을 수 있는 돈이라고 하면 주식시장의 하락을 견뎌낼 수 있다고 보고 투자해도 좋다고 하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우 장기 투자할 때 주식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주식은 투자한 뒤 기다리면 손실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가장 높은 수익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그럼 무엇 하러 저축해? 다 주식에 넣으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저축과 펀드 투자를 병행하라고 말한 이유는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험 관리를 위해서다. 모든 금융자산을 다 주식형 펀드에 넣어뒀는데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주식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어떠한 돈도 찾아 쓰지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주가가 하락할 때 필요한 돈을 찾아 쓸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돈은 저축해둘 필요가 있다.


[권성희 ‘준비하는 엄마는 돈 때문에 울지 않는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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