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팔 수 없는 그림, 투자 가치 있나
되팔 수 없는 그림, 투자 가치 있나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7.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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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미술품 투자 열풍을 타고 그림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난리다. 하지만, 정작 미술계는 한 달에 10점 이상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하는 화가는 많지 않다. 그나마 필자가 운영하는 포털아트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화가들의 작품 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1년에 10점도 팔리지 않는 화가의 작품 가격을 두고 가격이 올랐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신문-방송에선 연일 판매가격이 올라가고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식으로 대서특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는 뉴스들이다.


더 큰 문제는 화랑이나 오프라인 경매사로부터 구입한 작품을 다시 되팔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로(0)’라는 점이다. 그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오프라인 업체를 통한 작품 판매량이 극소량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되팔 수 없는 특정 작가의 작품 가격이 올라갔다고 뉴스만 연일 나오면 어떻게 되겠는가. 결국 작품을 구입하는 미술 애호가나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이익은 모두 작품을 판매한 화랑이나 오프라인 경매사가 가져가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가격이 올랐다고 소개되고 있는 화가 대부분이 화랑에 종속된 ‘전속화가’들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개인전을 열고 자신의 작품을 얼마든지 판매할 수 있는 화가들은 어떤 화랑과도 전속 계약을 맺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귀사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70대 원로화가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분들이다.


일부 전속화가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는 얘기지만 논리적으로 보면 전속화가는 작품성이 좋을 수 없다. 작품성이 좋을 수도 없고, 한 달에 몇 점도 거래되지 않으면서 판매 가격만 천정부지로 올라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결국 화랑만 배부르고, 구매자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한 오프라인 경매사가 판매하는 한 달 판매량은 고작 70점 수준이다. 전속화가 10명의 작품 만 팔아도 전속화가 작품의 거래량은 한 달에 7점뿐이란 계산이다. 그런데, 그 70점 중 많은 수가 유작(遺作)이다. 따라서 실제 한 화가가 경매를 통해 거래되는 수는 월간 3점을 넘어가지 못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경매사가 소개하는 화가 수도 10명 수준이다. 그 대부분이 화랑에 종속된 전속화가 들이다.


현재 귀사에서는 화가 별로 한 달에 수십 점이 판매되고 있다. 판매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호당 가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인기 중진화가인 신동권 화백의 경우 10호 작품 기준 5만원 수준에 판매된 작품들이 200점 이상이 판매된 후 호당 가격이 10만원을 넘고 있을 정도다. 거래량을 동반한 가격상승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귀사의 작품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귀사에 작품을 공급하는 국내 유명화가도 점점 늘어나 현재 그 수가 100명을 넘었다.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귀사를 통해 대가 작품을 구입한지 1년이 지나면 언제든지 재경매를 통해 되팔 수 있게 됐다.


미술품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선 구입자가 되팔 수 있는 길부터 만들어야 한다. 되팔지 못하는 작품은 결국은 유통업자만 배를 불리고, 구매자는 배가 고플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미술품 시장은 금세 붕괴되고 말 것이다.


(사진은 ‘국제현대예술가20인’에 선정된 중진화가 신동권 화백이 자신의 유화 작품 ‘일출 - 신,망,애(日出 - 信,望,愛, 160 x 123cm)’와 포즈를 취한 모습으로 포털아트 사이트에 소개된 사진이다.)


[김범훈 미술품 경매사이트 포털아트(www.porart.com) 대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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