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창업-[최영욱칼럼]가짜박사, 짝퉁명품 vs 진짜 사업아이템
펀펀창업-[최영욱칼럼]가짜박사, 짝퉁명품 vs 진짜 사업아이템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7.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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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유명 사립대 여교수의 학력위조 의혹 사건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엔 방송사 인기 외국어학습 프로그램 진행자의 허위학력이 사실로 드러나 사회적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팝송을 통한 영어교육에 탁월한 진행솜씨를 과시했던 진행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했지만, 미국의 유명 사립대를 나왔다고 주장했던 여교수의 박사학위증에 대해 해당 대학이 '위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라틴어로 된 양식을 그대로 본뜨면서 퇴임한 총장의 이름을 기재한 것과 학위 취득 증명서 발급자의 이름 철자가 틀린 것이 그 증거라는 것.

 

'실력 보다 학벌'이 출세의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는 한국사회의 안타까운 이면이 아닐 수 없다.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현실은 비단 학력사회 뿐 아니라 명품이라면 끼니를 거르고라도 사야만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명품사재기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세계 명품시장의 규모는 약 800억달러이며 1996년 유통시장 개방과 함께 형성되기 시작한 한국의 명품 시장은 연간 10∼30%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세계 7∼8위 수준인 2조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본은 한국보다 약 10배 규모의 시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짜 명품 브랜드를 구매하는 방법은 메이커의 인가를 받은 정식대리점을 통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판권을 소지한 사업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외의 명품 판매상들은 수입업자를 통해 물건을 확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짝퉁 제품이 진품과 함께 '묻어서' 유통이 되면 최종판매자들은 꼼짝없이 누명을 쓰게 된다. 과거 일본에서 사회문제가 됐던 '가짜 헤르메스 사건'은 다이에, 미츠코시 등 유명백화점이 본의 아니게 짝퉁을 팔아서 명품족들의 원성을 샀던 사례다.

 

진품을 방불케하는 완성도 높은 '슈퍼카피' 제품들이 해외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밀반입돼 유통되고 있어 베테랑 유통업자나 판매업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슈퍼카피는 의류, 시계, 가방, 엑세서리 뿐 아니라 자동차부품, 지폐, 유가증권, 의약품은 물론 심지어 브랜드 가치가 높은 와인, 담배, 쇠고기, 야채까지 침투해 있다.

 

특히 온라인 상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진위를 가리기가 힘들어지고 상술을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품에 대한 열광적인 소비근성은 이른바 한국을 '짝퉁의 천국'으로 만들었고 사회문제로 확산되자 정부가 직접 단속의 칼을 뽑아들었다. 관세청은 <사이버 가짜진짜 상품전시관> 홈페이지(www.customs.go.kr)을 개설해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는 물론 국내 고가 브랜드와 보석, 캐릭터브랜드 제품, 양주, 자동차부품, 향정신성의약품 등 짝퉁과 가짜 제품으로 적발된 사례를 사진과 함께 설명해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까르티에의 시계 '탱크 머스트'는 진품의 경우 시계판 10시 방향에 까르티에가 영문으로 미세하고 촘촘하게 쓰여 있지만 짝퉁은 띄엄띄엄 쓰여 있고, 앞만의 전체적인 길이도 길다. 시계 버클도 진품은 로고와 'SWISS MADE', ?, 18K 표시 등이 정교하게 각인되어 있지만 짝퉁은 구멍에 끼우는 형태가 많으며 진짜라면 끝부분이 '{' 모양이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보석이나 부동산 감정 뿐 아니라 명품브랜드의 감정을 통해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보여진다.

 

과학의 발달과 최신 기술 성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음식의 경우 DNA 정보를 추출해 판별하거나 음식마다 내뿜는 화학물질의 조성과 비율이 다른 점에 착안, 냄새지문을 판독하는 '전자코'도 연구개발 중이다.

 

전자태그를 이용해 명품의 짝퉁화를 사전에 방지하는 사업과 가짜 의약품과 건강식품의 요소 함유도를 구별해 주는 사업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 최근 짝퉁 제품으로 마케팅과 판매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를 겨냥해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며 온라인을 통한 감시 비즈니스에 관한 사업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으며, 온라인 상거래 제품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적인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블로오션에 한걸음 다가서는 길이 될 것이다.

 

'가짜'는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패러디와 실험, 예술적 저항의 소재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창안할 수 있는 '반면교사'가 되기도 한다.

 

[최영욱 재팬엔조이 대표] www.japanenjoy.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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