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폴 뒤부아 "작가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
장폴 뒤부아 "작가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
  • 북데일리
  • 승인 2006.10.31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 장폴 뒤부아 내한 강연회

"작가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며, 그걸 합법적으로 책으로 써내는 사람이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내 고생을 말로 하자면 책으로 몇 권은 쓴다`는 말은 화자의 `절실함`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장폴 뒤부아의 글쓰기 방법을 빌자면 `자기 치유`의 과정임을 에둘러 표현하는 말이다.

신작 <이 책이 너와 나를 가깝게 할 수 있다면>(밝은세상. 2006)의 저자 `장폴 뒤부아`의 저자강연회가 지난 26일(목) 7시 광화문 정보통신부 건물 로비에서 북세미나닷컴(www.bookseminar.com)의 주최로 열렸다.

통역으로 진행된 이 날 강연회에서 장폴 뒤부아는 "작가와 일반인의 차이는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느냐의 차이"라며, 일반인도 자기 성찰을 통해 얼마든지 작가로 커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이 작가입니다. 독자와 작가, 다르지 않습니다."

이어 `책을 쓴다는 건 질문하고 답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만 하는 고통스러운 작업`이며, 작가란 `대화할 수 없는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로서의 삶이 특별하지 않다는 점을 얘기한 셈이다.

"작가와 독자의 역할은 늘 바뀔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이 보지 않은 사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얘기하는 것입니다. 책을 쓴다고 해서 결코 자신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안녕하십니까?"라는 정확한 발음의 한국말 인사로 시작된 이 날 강연회는 시종 작가의 위트와 재치가 돋보인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독자들과의 질의응답 코너에서 장폴 뒤부아는 한국문학, 한국영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소견을 전했다.

그는 "아직 한국문학에 대한 번역 소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이 접해 보지 못해 안타깝다"라고 말하면서도 "한국 영화는 ‘올드보이’를 비롯해 여러 편을 보았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짧은 일정에 많은 곳을 돌아보지 못했지만 편안한 느낌’이라고.

이날 행사는 국내에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행사는 몇가지 아쉬움이 따랐다.

먼저 행사장소가 너무 크다보니 집중해서 듣기에 산만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통역의 문제다. 진행자가 저자의 말을 너무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에 비중을 두다보니 강연의 맥이 종종 끊겼다. 스스로 소화해 청중들에게 전해주는 여유가 있었다면 매우 좋았을 터였다. 저자의 말을 전달하는 데에 신경을 쓰다보니 CNN의 급박한 뉴스속보를 동시통역으로 듣는 것처럼, 힘겹게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 저자와의 직접 대화를 통한 `교감`과 `소통`의 자리는 혼자서 책을 읽는 행위와 또다른 느낌과 함께 책과 저자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였다.

블로그 http://maehok.egloos.com

[북데일리 신기수 시민기자]movie@popzen.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