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미술품 위작, 인터넷이 해결
넘쳐나는 미술품 위작, 인터넷이 해결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7.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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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랑협회에서 지난 20년간 2555점의 작품을 감정 의뢰한 결과 약 30%가 위작(僞作)으로 밝혀졌다는 충격을 안겨줬다.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보면 화랑에서 판매하는 작품, 화랑에서 구입해서 개인이 소장한 작품, 개인이 보유하다가 오프라인 경매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작품 중 30%는 가짜라는 말이다.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감정된 故 이중섭 화백의 유작(遺作) 189점 중 143점이 위작으로 판명됐다. 무려 75.7%가 위작인 셈이다. 이뿐 아니라 최근 오프라인 경매에서 유화 ‘빨래터’가 45억2000만원에 판매되면서 일약 우리나라 미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故 박수근 화백의 유작의 경우도 같은 기간 총 101점을 감정한 결과 37점(36.6%)이 위작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위작이 판을 치게 된 까닭은, 제대로 된 감정 시스템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미술품 감정 인력은 150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왕립감정사협회 소속 감정사만 3만2000명에 달하는 영국 등 문화 선진국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정도다.


또한 국내 화랑의 경우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 은밀하게 거래가 이뤄진다. 이 같은 비공개성 탓에 위작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가 그만큼 무뎌질 수밖에 없다.

 

위작을 만드는 기술은 점점 높은 하늘을 날고 있는데 감정 시스템은 여전히 땅바닥에서 기고 있는 형국이니 위작이 넘쳐나도 이를 골라낼 방법이 없다. 따라서 내가 보유한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고자 할 때 작품에 찍힌 작가의 서명이나 낙관만으로는 진품임을 입증할 길이 막막해진 것이다. 

 

필자가 포털아트를 설립할 당시부터 ‘위작 방지’를 목표로 삼았다. 위작이야말로 화가의 노력과 정열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미술품 애호가의 소박한 행복을 망가뜨리는 치졸한 범죄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사는 국내 작품의 경우 화가로부터 직접 공급 받은 작품만 소개하고, 화가 별로 분류해 이미 판매된 전 작품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화가들이 오프라인 화랑을 돌면서 자기 작품의 위작을 판매하는지 여부를 모두 조사할 수는 없지만 시-공간적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선 가능한 셈이다. 필자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귀사가 판매하는 미술품은 작품을 배경으로 한 화가 사진을 공개하거나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화가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갖고 나와 설명하는 것만큼 더 좋은 위작 방지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결국 우리나라의 미술품 위작 시비를 해결할 열쇠는 IT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김범훈 미술품 경매사이트 포털아트(www.porart.com) 대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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