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점에서 우연히 번역자 김화영 교수(고려대 불문과)의 눈에 띈 원작은 단번에 그를 사로잡아, 1997년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나는 책을 사들고 기차에 오르는 즉시 문장은 짧고 여운은 긴 이 소설의 매혹에 빨려들고 말았다. 책을 다 읽고, 그 후 몇 번이나 다시 읽고, 그리고 번역을 하고 마침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그 짧은 문장들 사이에서 배어나오는 기이한 적요함, 거의 희열에 가까울 만큼 해맑은 슬픔의 위력으로부터 완전히 놓여나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를 이토록 강렬하게 매료시킨 <다다를 수 없는 나라>는 주인공들의 기나긴 여행을 그린 작품. 미지의 베트남, 문명화된 프랑스를 배경으로 구원병을 요청하기 위해 대혁명 전야의 프랑스 궁정을 찾아간 베트남의 어린 황제 칸, 신을 가르쳐주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나는 프랑스 수사와 수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존재의 본질과 사랑의 신비를 형상화하고 있다.
“크리스토프 바타유는 냉정하고 건조하고 강건하다. 역사는 그에게 속았다. 그의 안남은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를 따라 그의 안남으로 간다. 우리는 속기 위해, 녹기 위해 그를 따라 황황히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을 지나 안남으로 간다”는 소설가 김영하의 말처럼, 새 옷으로 단장한 <다다를 수 없는 나라>는 독자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북데일리 서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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