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길 함께할 'FP' 발품 팔아 꼼꼼히 찾아라
투자의 길 함께할 'FP' 발품 팔아 꼼꼼히 찾아라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4.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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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좋은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영국의 작가 조셉 애디슨(Joseph Addison)에게는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 때때로 서로 의견이 같을 때도 있고 다를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서로에게 좋은 대화 상대였다.


하루는 친구가 돈을 빌려 간 이후 친구는 조셉의 의견에 무조건 동의를 하는 것이다. 전에는 그 문제에 대해 분명히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는 동조하는 것이었다. 안타까운 조셉은 친구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이보게 친구, 돈을 빨리 갚든지 아니면 제발 내 의견에 반대를 하게.”


흔히 친구라면 무조건 나의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까지 감싸 덮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친구는 오히려 친구라기보다 공범에 가까운 법이다. 진정 소중한 친구라면 나의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솔직히 지적해주는 사람일 것이다.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를 위해 잘못된 투자에 대해 고쳐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이런 ‘친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대해 소홀한 편이다. 무조건 믿든가 아니면 무조건 불신하든가 둘 중에 하나인 경우가 많다.


며칠 전 한 증권사 자산관리전문가(FP)에게 전해들은 한 고객의 이야기다. 지난해 4월쯤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자 한 고객이 심각한 얼굴로 지점에 찾아왔단다. 자신이 가입한 OO펀드가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펀드를 환매해야겠다는 것. FP가 당장 써야 할 돈이 아니라면 조금 더 지켜볼 것을 권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손해를 무릅쓰고 이 고객은 기어이 펀드를 환매해갔다. 그리고 한달 전 이 고객이 다시 거액을 들고 나타났다. 이번에는 최근 거품 논란이 있는 OOO펀드에 가입해야겠다는 것이다. FP가 신중하게 생각해볼 것을 권했지만 무조건 투자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현재 이 펀드는 거품이 빠지면서 손실을 기록 중이다.


사실 아무리 투자를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가를 따라가기가 어렵다. 점점 금융시장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금융상품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면서 개인투자자가 이를 따라잡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좋은 FP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모든 FP가 신뢰할 수 있진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 펀드투자에 나서서 자주 저지르는 실수에 비하면 그 확률이 적다고 할 수 있다. 고객의 돈을 까먹고 나서 마음이 편안한 FP는 없을 테니 말이다.


‘믿을 수 있는 FP’를 만난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더라도 이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중요한 일 일수록 쉬운 일은 없는 법이다. 발품을 팔고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여러 금융회사 지점을 방문해 상담결과를 모아보고 비교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살 때 여러 군데의 가격을 비교해보는 것처럼 여러 증권사나 은행, 보험사 등의 FP를 만나보고 상담을 받아본다. 주위사람들의 추천이나 본인이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곳도 우선 찾아본다. 이때 상담 내용을 꼼꼼히 기록해두고 투자자 역시 투자목적과 원하는 운용방식 등을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로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을 구입할 때는 지나칠 만큼 꼼꼼하다가도 적지 않은 돈을 펀드에 맡길 때는 덥썩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투자에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의 중심을 잡고 신중한 태도를 잃지 않는 게 필요하다. 여러 FP로부터 모은 상담내용을 서로 비교 분석해 보면 보다 마음이 가는 쪽이 나오게 마련이다. 이때 꼭 수치로 된 내용뿐만 아니라 상담할 때의 성실성이나 느낌도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투자자의 말을 잘 경청하지 않고 단기적인 시장 예측에 따른 상품가입을 추천하는 FP는 피해야 한다. 투자교육을 통해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 보면서 느끼는 것은 결국 개인투자자에게 ‘어려운 투자의 길’을 함께 동반할 FP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어렵게 찾은 FP라면 믿음을 주고 전문가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태도일 것이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watch@miraeasset.com)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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