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의 정신으로 세계로, 미래로...
해상왕 장보고의 정신으로 세계로, 미래로...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4.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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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먼저 활발하게 해상무역을 했던 장보고 장군은 국제경제를 하는 사람들의 우상이다. 동북아시아 해상권을 장악한 역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존경하는 것이다. 


6세기 중반 신라가 백제, 고구려를 무너뜨리고 당나라 군대를 축출했을 당시에 태어나 당나라 해적들에게 붙잡혀 가는 신라인들을 본 그는 7세기 초반에 당나라 군인을 그만둔다. 이후 신라로 내려가서 흥덕왕의 허락을 받아 청해진을 설치하고 신라방, 신라촌, 법화원 등의 여러 무역시설들을 만들어 해적들을 소탕한다. 해상 아라비아, 서역, 당나라, 신라, 일본 등과 활발한 무역을 하여 신라의 이름을 드높였으며 국력을 강화시키는데 크게 일조를 한 역사적인 인물이다.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계로 뻗어나가야 되기 때문에 국제통상은 중요한 것이며 따라서 장보고 같은 인물이 지금까지도 역사적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과 미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한미 FTA는 두 나라간의 FTA로는 세계 최대 규모 무역협정이다. 한미 FTA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와 충격은 이전의 어떤 국제조약․통상협정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선진화를 달성한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 일본과 선진화의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중국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가 돼가던 한국 경제가 한미 FTA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미국은 2006년 수입액이 1조8551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한국은 그 미국 시장에 지난해 458억 달러 어치의 상품을 수출했다.


FTA가 발효돼 평균 4.9%의 관세 부담이 없어지면 보다 많은 수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섬유-부품소재-디지털 TV 등의 수출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 소형 화물차처럼 25%나 되는 관세율 때문에 수출이 불가능했던 품목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도 있다. 미국 공항이나 항만에서 길게는 5일까지 걸리는 대미 수출품 통관 절차가 앞으로는 48시간 안에 끝나게 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출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일본과 유럽연합(EU)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한국에 공장을 짓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도 커진다. 수출이 늘고 투자가 늘어나면 일자리도 많아진다. 국민 소득도 늘고 성장률도 높아진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쇠고기를 먹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도 수입 쇠고기 값이 10~20% 떨어지는 이득이 돌아간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 공급도 늘어날 것이다. 소비자 이익만도 연간 3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미 FTA에서는 이런 경제적 이익 못지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중요하다. 국내 제도와 관습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하고 선진기술과 경영기업을 받아들여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1996년 유통시장 개방으로 다 망할 것이라고 했던 한국 유통업체들이 오히려 선진기법을 배워 경쟁력을 키워 결국 월마트와 까르프를 국내 시장에서 몰아냈다. 한미 FTA는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이런 개방의 효과를 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쉬운 점도 많다. 교육-의료를 비롯한 88개 서비스 업종이 시장개방에서 제외돼 한미 FTA를 통해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당초 의도가 상당히 빛이 바랬다.


물론 한미 FTA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경쟁력이 약한 산업과 기업은 쉽게 바람을 탈 것이다. 일부 기업은 개방과 경쟁의 바람에 넘어질 수도 있다. 농업이 대표적으로 그렇고 반도체 제조장비․의료용 기기 등 정밀기계, 도료와 의약․화장품 원료 등 정밀화학 부문도 힘겨워질 것이다. 신약 특허기간과 저작권 보호기간이 늘어나 제약업과 문화산업 부문의 로열티․저작권료 부담도 커진다.


경쟁력이 약한 부문과 강한 부문 사이에 임금격차가 벌어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단기적으론 8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대립과 마찰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한국 경제를 선진화의 길로 이끌기 위한 한미 FTA가 산업간․계층 간 갈등을 키울 수도 있다.


그래서 FTA의 기대효과를 최대한 살리려면 취약 산업-계층에 대한 창의적이고 현실적 지원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60조원이 넘는 돈을 농업 지원에 쏟아 부었으나, 그 많은 돈에서 새 싹이 튼 게 아무 것도 없었다. 돈만 날린 것이다. 이런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세계시장에서의 한판 승부는 축구로 치자면 월드컵 무대로의 진출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K-리그나 지역 예선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월드컵 본선에서 한판 붙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지만 우리의 실력은 더욱 크게 향상될 것이다. 국민 모두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창의성과 생산성을 드높이며 노사가 하나 되어 경쟁력을 제고한다면 당당하게 선진국에 입성해 G-7(세계 7개국)안에 들어가는 국가의 운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해상왕 장보고의 미래지향적이고 세계 지향적인 자세가 아닌가 싶다.


한미 FTA 체결이 주는 의미를 잘 음미해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민족의 저력을 마음껏 펼쳐서 장보고의 정신으로 세계로 미래로 전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www.bestmentorclub.org)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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