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떻게 집샀니]카드빚 털고, 내집 마련 성공한 재테크 청년(1)
[너 어떻게 집샀니]카드빚 털고, 내집 마련 성공한 재테크 청년(1)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3.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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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시절,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질러대던 무식함이 결국 약이 된 거죠.”

 

오는 7월, 인천의 한 32평 아파트에 입주하는 오지훈(31, 가명)씨. 이 젊은 청년의 내집 마련 성공담은 그야말로 한편의 ‘인간 극장’이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부족함 또한 모르고 자란 그는 대학 졸업 후 한 잉크회사의 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평소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회사는 물론 상사들에게 ‘싹싹하게 일 잘하는 연구원’으로 인정받았다.

 

소위 말해서 아주 잘 나갔단다. 또래 친구들보다 돈도 많이 벌었다. 젊은 혈기에 번만큼 썼다. 사람과 술을 좋아했던 그는 거의 매일 술자리를 가졌다.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계산은 그의 몫.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줄도 모르고 돈을 물 쓰듯 했다.

 

그렇게 직장 생활 2년 만에 카드빚이 무려 5800만원에 달했다. 날아든 독촉장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첫 월급을 받으면서 어머니가 반강제적으로 붓기 시작했던 적금을 깼다. 금액은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했다. 다시는 카드 따윈 쓰지 않겠다고 수백 번도 더 맹세를 하며 카드를 잘랐다. 직불카드까지 모조리 잘라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후 아버지의 건강마저 나빠졌다. 지훈씨는 일생일대에 큰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청과물 도매 일을 맡기로 마음먹은 것. 회사를 그만둔 그는 잘나가던 연구원에서 과일가게 총각으로 명함을 바꿨다. 주위의 만류도 있었지만 결심은 확고했다. 2003년 가을, 28살 때 일이었다.

 

새벽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악착같이 일을 했다. 이윤을 많이 남기기보다 좋은 품질의 과일로 승부를 걸었다. 상도를 지키니 단골이 생겼다. 명절을 앞두고 한 제약회사 인천지부에 과일을 납품했다. 좋은 과일이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명절 납품 회사가 하나씩 늘어나더니 어느덧 10여 곳이 됐다. 지난 설 대목에 회사로 납품한 매출 순수익만도 3000만원이 넘는다.

 

“직장 생활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받는 한 달 월급은 한정되어 있잖아요. 하지만 이 일은 내가 노력하는 만큼 벌 수 있단 장점이 있어요.”

 

또 하나의 장점은 효과적인 시간활용이었다. 오후 4시면 모든 일이 끝났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주중엔 좀처럼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 퇴근 후 음주가무(?)를 즐기던 예전 습관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일찍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시간은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

 

처음엔 그저 남는 시간을 죽이기 위해 신문을 읽었단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매일같이 습관적으로 신문을 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경제관념에 눈을 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려버린 카드빚 5800만원이 생각나 재테크-금융 면을 더욱 꼼꼼히 찾아 읽으며 돈의 흐름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모의주식을 하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2004년 주가가 바닥을 치자 K보험사 해외투자 변액상품에 투자했다. 그의 선택은 중국이었다. 땅도 넓고 인구도 많으면서 아시아 신흥강국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점이 당분간 고속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판단했다. 2년이상 장기투자를 목표로 매달 20만원씩 꾸준히 투자했다. 그렇게 투자한 원금 240만원은 투자 2년만에 1000만원이 넘게 올라있었다. 500%에 가까운 수익을 낸 것이다.

 

사람들이 앞다투며 ‘중국펀드’에 몰리기 시작했다. 투자 집중은 경계대상 1호였다. 그는 결국 지난해 11월 중국펀드를 모두 정리하고 국내펀드로 전환시켰다. 지난 2월말, 세계 증시시장을 강타한 ‘중국쇼크’를 생각하면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우쭐해할만하지만 그는 겸손했다.

 

“저는 투자의 정석에 충실했던 것뿐입니다. 이 역시 매일 경제 신문을 읽으면서 배운대로 해본게 운이 좋았던거죠(웃음). 역시 신문만큼 좋은 재테크 정석은 없더라고요.”

 

지훈씨가 내집 마련의 목표를 세우고 준비하게 된 것 역시 경제신문을 읽으면서 구체화 시킬 수 있었다.

 

-2편에 계속

 

[아이엠리치 구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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