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상으로 본 통일시대 한국의 부동산 - 2
2020년, 가상으로 본 통일시대 한국의 부동산 - 2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2.27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일경제특구 일대 투자 열기

 

남북한 정상들은 서울과 개성~평양~신의주를 잇는 남북철도와 동해선이 연결된 뒤로는 철도를 이용해 정상회담에 참가하고 있다. 경의선 연결 이후 개성공단의 물류비용이 대폭 절감됐고, 한-중간, 한-유럽간 물류선진화로 인해 TSR(시베리아 횡단철도)사업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백령도 연안, 철원, 고성, 경기도 파주 등의 지역에도 평화도시가 조성돼 외지투자자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노동력이 결합된 ‘통일경제특구’가 파주에 설치됐고, 비무장지대에는 지상으로 교통망이 복구되어 교류협력지구로 지정됐다.

 

수백만 평의 기업단지가 철원에 만들어졌으며, 북한 근로자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철원은 개성공단과 더불어 통일경제특구로 지정되어 파주-문산의 LCD단지 등 첨단 산업단지와 연계되어 남북 간 경제교류협력에 이바지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활성화로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어 통일이 가시화됐다. 수년 전에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다 눈이 맞아 결혼한 남북 근로자가 첫아이를 출산해, 한동안 ‘통일전사’로 불리며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통일전사 김통일 군의 아버지 평화 씨는 통일이의 돌잔치 때 남북한 대통령을 초청해 잔치를 하고 싶어 했다. 아이 이름을 ‘통일’로 지은 김평화 씨의 인터뷰기사가 여성지에 나간 뒤, 홍보효과를 노린 일류 호텔들은 각종 양육지원 조건을 내세워 돌잔치 유치를 위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늘밤 심야토론에는 ‘통일시대에 맞는 제2의 행정수도 어디로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이 나와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조만간 정부는 “100조 원이 들어도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힘입어 휴전선 인근 김포와 파주, 철원, 연천이 포함된 4개 후보지역을 선정해 그중에 한두 곳을 향후 10년간 순차적으로 동북아 위상에 맞는 수도건설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파주시에는 개성공단과 LCD공단에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다. 철원의 경우에도 평화도시로 지정된 이후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대폭 축소되어 관광지로 개발 중이고, 금강산전철이 철원을 기점으로 곧 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수도로 유력하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서울~평양 간 관광전철 개통

 

한때 서점가에선 토지 관련서가 반짝 고개를 들다가 적립식 펀드 열풍으로 주식 관련 도서들에 자리를 내준 적이 있다. 하지만 남북화해 물꼬로 북부 수도권 및 북한 토지시장과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부동산 관련 책들이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내 대형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열 권 중 무려 다섯 권이 토지투자에 대한 책이고, ‘통일시대 대비한 행정수도 이전’ 논란 속에 휴전선 인근까지 토지 투기열풍이 불고 있다. 오래 전 상영했던 <공동경비구역 JSA> 리메이크 판이 다시 영화관에 걸리고 있다.

 

통일 후 제2의 수도건설 논란 속에 휴전선과 가까운 철원과 연천, 문산, 파주 일대의 논밭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정부는 재차 이곳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통일 분위기와 서울~평안간 관광전철 개통으로 민통선 안의 땅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제2의 수도가 휴전선 인근에 건설되는 2030년경에는 50조 원의 보상금이 풀려 인근의 토지가격까지 상승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이 일대에 위치한 농촌의 빈 집들도 전원주택을 소유하려는 발 빠른 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투기대상으로 떠올랐다. 폐교가 된 농촌의 학교도 입지여건이 좋은 곳은 ‘멤버쉽 고급 베버리힐스타운’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수년 내 전라도와 경상도 심지어 평양까지 3시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전철이 개통된다는 소식이 조간신문 일면을 장식하고 있다. 내년에 치르게 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내후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인들의 공약에 따르면 앞으로 몇 년 이후에는 전국 어디서나 전철을 이용해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은 백두산의 중국 쪽 산자락인 지린[吉林]성 바이산[白山] 시에 비행장을 건설해 백두산 관광객을 한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몇 차례 백두산 영토 문제로 한중간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지만 경제교류는 꾸준히 이뤄졌고,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도 우여곡절 끝에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란 상표로 수출도 할 수 있게 됐다.

 

통일에 대한 대내외 시각 차이는 예전에 비해 많이 좁혀졌다. 즉, 당사자인 남북한과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대외 강국 간의 통일에 대한 입장이 점차 유사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곧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위기도 한층 무르익었다.

 

절반의 성공, 충청권 행정복합도시 세종

 

행정중심 복합도시, 혁신도시 등에 시속 100km로 운행하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와 KTX 시스템을 개선한 ‘미래 고속철도 시스템(Super KTX)’이 도입됐다. ‘세종’이라고 명명된 행정중심 복합도시와 인근의 공주-대전-청주-진천-증평 등이 최대 인구 400만 명 규모의 복합 광역도시로 개발되고 있다.

 

십여 년 전 참여정부는 이들 지역을 5개 거점, 4개 개발 축으로 나눠 행정도시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계획했었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행정기관의 충청권으로의 이전은 일부 기관만 이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나마 행복도시로 본사를 옮긴 행정기관과 대기업은 규모가 더 큰 지사를 서울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충청권의 땅값만 부풀려놓고 수도권 인구분산에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세종이라고 명칭 된 충청권의 행정도시 건설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활발한 경제협력 기류에 편승하여 수도권의 인구집중은 가속화됐다. 오래 전부터 대기업의 요구사항이었던 수도권에 최첨단 업종의 공장을 신-증설하는 것이 부분적으로 허용돼 이천을 본거지로 둔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로 거듭났다.

 

수도권과 달리, 고속철도(KTX) 개통 이후 대전-대구-광주 등 대도시 상권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KTX가 개통되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물리적인 통행시간이 짧아지고 경제적인 거리도 단축되면서 지역거주자들의 수도권에 대한 심리적인 거리감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당초 기대한 수도권 분산이나 지방 균형발전보다는 반대로 수도권의 강력한 흡인력에 지방이 쪼그라드는 ‘빨대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쇼핑은 KTX를 타고 서울 동대문과 남대문 등지에서 하고, 놀이공원에서 놀다가 KTX을 타고 지방으로 되돌아가는 식이 됐다. 지방 근무자들 사이에는 주중에는 지방에서 일하고, 주말에 서울 집에 들르는 '금귀월래(金歸月來)'라는 두 집 살림이 보편화됐다.

 

갈수록 비대해지는 수도권에 불안을 느낀 언론과 방송에서는 전문가들이 출연해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막기 위해서 수도권 목표인구를 일정 수준에서 제한하는 실링(ceiling)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