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베트남 펀드’ 길게 보자
뜨는 ‘베트남 펀드’ 길게 보자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2.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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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희망과 가능성을 보고 하는 일종의 합리적 도박이다. 따라서 소위 말하는 ‘feel’이 꽂히지 않으면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작년 우리나라 증시는 빨랫줄에 늘어진 옷들 마냥 보합세를 반복했다. 2005년 랠리 환상이 무너져 내린 틈을 타 중국이 급부상하며 세간의 이목을 해외펀드로 돌렸다. 그리고 베트남 펀드는 이 분위기를 잘 이용해 ‘리틀차이나’라는 호칭을 얻으며 기린아로 갑자기 떠올라 처음 펀드 출시 열흘도 채 되지 않아 한도액이 다 차버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베트남이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해프닝이었다.


그렇다면 왜 베트남에 환호를 하는지 한번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베트남의 현대사를 보면 1975년 공산화 이후 줄곧 북부 엘리트 중심의 지도 체제가 유지되면서 부패한 관료들과 경제성장에 대한 욕구불만들이 도처에 깔리게 됐다. 그러던 와중 2003년, 경제성장의 장애요소인 ‘남깜’이라는 고위 공직자들의 경제폭력조직을 1년 만에 쓸어 낸 ‘미스터 클린’ 응웬밍찌엣 주석을 비롯, 경제개혁을 전면적으로 주창해온 ‘남부3인방’이 새로운 실권을 장악하며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즉, 권력의 중심이 경제 및 부패척결 쪽으로 이동하면서 개혁과 개방의 물결이 일었다. 이는 기업활동 추진, 외국인 투자와 자본 시장 확대로 이어지며 우리나라 펀드들도 그에 편승했다.


베트남은 일단 투자 인프라는 ‘good’이다. 30세 이전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한다. 즉, 나라 자체가 워낙 젊다(참고로 한국은 46% 수준, 인도도 59%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 하는 나라’다. 이는 국민의 70% 가 앞으로 수십 년 간 모두 산업역군으로 움직이며 곧 커다란 소비시장을 만들어 낼 잠재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한 방울도 나지 않는 원유도 바닥에 무진장 깔려있다 (아시아 6위다). 


지리적 위치도 좋고(동북아, 동남아 연결 지점) 국민성도 동남아에 비해서 부지런하다. 게다가 베트남의 WTO 가입은 무역장애요인을 없애고 외국인직접투자를 자극해 자국의 낙후된 (국영)기업들을 세계 기준에 맞도록 끌어 올리는 물밑 작업이었다.


따라서 베트남 주식시장은 이제 갓 태어난 아기 같은 시장이다. 1년 전에 시가 총액이 불과 1조에 불과했고 그 후 많은 기업이 상장하고 또 주가가 많이 올랐다 해도 그래 봐야 현재 20조도 안 된다. 즉, 베트남 전체 상장 기업의 가치가 우리나라 일개 대기업 수준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POSCO 시가총액만도 30조가 넘는다). 따라서 이는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망과 가능성의 이면에는 그만큼 위험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앞에서 보듯이 베트남의 수익성은 기존 기업의 가치 상승보다는 IPO(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에서 오는 차익 메리트가 현재는 더 크다. 공모주를 청약해본 사람은 보통 대부분 상장 하는 순간, 공모가 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주가가 뜀박질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단기간에 몇 배 이상 오르는 것도 다반사다). 따라서 베트남펀드의 수익률 급등을 예상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주식 상장에서 오는 주식차익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관련 펀드들이 환매를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5년까지 제한을 두고 있는 이유도 기업을 상장 시키고 거래량이 왕성해 져서 펀드 매니저가 임의대로 주식을 팔 수 있는 시장 볼륨이 형성될 때 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 주식시장은 단기급등과 과열로 인해, 기업공개를 하는 발행시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돈들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문 앞에 돗자리 깔고 앉아 고스톱이나 치고 있는 형국이다.


주식이 거래되는 유통시장에서는 펀드 매니저들이 매수시기를 놓치거나 고 평가된 가격부담으로 인해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전체적인 분위기는 개점 휴업 상태다. 그래서 그런지 설정이 늦게 된 베트남 관련 펀드가 무늬만 베트남 펀드인 경우가 많은데 전체 투자 금액의 10% 수준만이 베트남 기업 주식에 투자 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베트남 펀드는 일반 다른 해외 펀드와는 성격이 다른 만큼, 단기 등락 수치는 아예 쳐다보지도 말고, 포트폴리오의 일부분으로서 5년 이상은 ‘눈 감고 쭉 가져간다’는 심정으로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다.


현재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베트남 관련 펀드는.


1. 한국투신의 ‘월드와이드베트남적립식1호’

- 분기당 900만원 까지만 투자가능, 현재 베트남 기업 편입비율 50%내외 수준,


2. 미래에셋 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베트남차이나펀드A’

- 정액적립식과 임의식(참고 참조)만 가능하며 베트남 기업 편입 비율은 12% 수준, 나머지는 중국에 투자된다고 보면 된다: 사실 현재는 중국 펀드라고 볼 수 있음


3. ‘맵스베트남1’

- ETF형식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으나 일일 거래량은 적은 편이다.


4. 농협CA자산투신의 ‘베트남아세안플러스주식1호ClassA’

- 현재는 베트남에 20%, ASEAN(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에 45%, 한국에 25%, 현금 등 유동성에 10%를 투자.


5. 골든브릿지 자산운용의 ‘GB블루오션 베트남 주식혼합형 투자회사 1호’

- 신규 출시 상품이며 500만원 이상 거치식 으로만 가능하며 4년 동안 환매 불가능.

주의할 점은 각 펀드 별로 정해진 투자기간이 있기 때문에 환매수수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참고) ‘임의식 펀드’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금액을 넣고 환매할 때도 각 시점에 넣은 금액 별로 부분환매가 가능한 펀드를 말한다.


[최성우 포도에셋 재무컨설턴트]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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