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 성장률 저하와 미래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저하와 미래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2.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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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경제 성장률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미래에 대한 지표이다. 특히 성장 할 수 있을 때 제대로 성장을 못하는 것은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마치 사람이 자랄 때 못 자라면 성인이 된 후에 아무리 노력해도 자랄 수 없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지난 2003년 현 정부가 들어선 이래 작년까지 4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이 4.2%에 그쳐 15개 아시아 주요 국가 중 13위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서 예상했던 저성장 구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한 일간지가 집계한 결과에 의하면 4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중국이 10.3%에 달했으며 인도, 베트남 등도 한국을 크게 앞지르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는 홍콩(6.5%), 싱가포르(6.4%), 대만(4.5%)이 모두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에 뒤진 것은 브루나이와 일본뿐이었다.


특히 중국 경제는 지난해 10.7% 성장률을 기록, 4년 연속 10%대 성장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하는 중이다. 중국과 함께 ‘친디아(Chindia)’ 신화를 만들어가는 인도는 9% 성장(2006년 4월~2007년 3월 기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들 두 국가의 경기 과열(過熱)을 걱정하며 속도 조절을 요청할 정도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 뛰던 경쟁국들은 더욱 빠른 속도를 내며 한국과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해 각각 6.8%와 7.7%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해 5.0% 성장률을 기록,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잠재성장률(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치)을 달성했지만 경쟁국에는 여전히 못 미쳤다.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을 결정하는 성장률, 물가, 환율, 인구 중에서 성장률이 가장 중요하다. 각 국가 간에 2~3% 성장률 격차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 결국 국가간 경제 순위도 바뀌게 된다.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아 성장이 위축되는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 경제가 올해도 성장률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원자재 값이 올해도 심상찮아서 걱정이다.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은 우리의 성장에 저해요소이기 때문이다. 2002년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산업용 원자재 값이 올해도 고공 행진을 계속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7일 한 보고서에서 “원유,철강 등 주요 원자재 국제 가격은 지난해 수준에서 안정되겠지만 비철금속,곡물 등의 가격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14.6%인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올해 10.2% 정도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가는 배럴당 50~52달러 정도를 유지해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수요가 주는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들의 원유 생산이 늘어날 조짐이기 때문이다. 철강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산 철강 및 철강제품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철강 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중국이 철강 수출을 규제한다면 국제 가격 상승 요인이 되지만 미국의 철강 재고량이 늘어나 값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비철금속,곡물,금 가격 등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비철금속 중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은 하락하고, 니켈과 아연은 상반기 중 크게 상승하다가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에탄올 생산 수요의 증가로 옥수수 값은 지난해에 이어 급등하고 소맥과 대두 역시 ▶경작 면적 감소▶기상 변화▶호주의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요인들은 수출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생산품 원가가 상승해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 때문이다.


지난해 품목별 수입 비중을 보면 원유가 500억 달러로 가장 컸고 ▶철강재(177억 달러)▶광물(130억 달러)▶비철금속(123억 달러) 등도 수입액이 꾸준히 늘었다.


해외의존도가 70% 이상이 되는 우리나라로서는 금년도에 성장률이 좋아지기를 기대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낮은 성장을 지속하게 되면 국가경쟁력의 기초체력이 점점 저하되어 나중에 기회가 온다고 하더라도 잡기 힘든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 걱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국가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해서 경제 성장률이 또다시 4%대로 내려가지 않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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