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일본 경제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한국경제, 일본 경제 따라잡을 수 있을까?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2.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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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50년 가까이 일본을 뒤따르고 있지만 일본 경제를 추월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문이다.


중국의 등장과 인터넷 혁명시대의 도래 등으로 외부 상황이 우리나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요인들을 감안하면 2030년경에는 일본과 한판 승부를 겨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예측을 해볼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모양새를 보면 어려움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어서 걱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경제 격차가 메워지지 않고 있으며, 일본을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연구원은 ‘한국경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나?’는 보고서에서 “최근 일본경제는 52개월 이상 지속되는 사상최장의 경기회복 국면을 기록한 반면,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새로운 활력을 얻지 못해 격차가 앞으로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성장세 둔화가 일본보다 빠르고 일본의 경기회복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일각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따라잡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의 한계가 ‘모방형 기술전략’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맞는 이야기이다. 흉내 전략으로 성장하다 보니 기술력을 기르는 데 소홀했다는 것이다. 198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의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315억달러에 달하지만 일본은 같은 기간 동안 515억달러의 흑자였다.


기술을 못 길렀기 때문에 핵심 부품과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해서 물건을 만들기 때문에 한국의 수출이 늘어날수록 대일 무역적자도 커지는 역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과 일본의 노동생산성 격차는 95년 시간당 29.3달러였으나, 2000년에는 29.5달러가 됐고, 2005년엔 29.9달러다. 이런 상황을 뒤집을 전략을 짜야 하는 정부의 경쟁력 역시 일본이 상승세다.


여기에다가 갈수록 떨어지는 경제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문제가 된다. 차기정권 최대 과제는 성장동력 회복이다. 급속한 고령화 때문에 불과 5년 뒤부터 10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4%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정권이 집권 중 성장동력을 회복시키지 못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부터 2%대 후반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 정부의 경제 성적표에 따라 우리 경제의 미래가 명암을 달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경기부진과 성장동력 저하는 모두 잠재성장률의 하락과 무관치 않다. 잠재성장률은 1982~90년 8.6%에 달했으나 이후 91~2000년 6.3%로 하락한 뒤 2001~2005년 중 4.4%로 하락했다.


잠재성장률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실제 성장률은 이보다 더욱 위축되고 있다. 예를 들면 2001~2005년의 잠재성장률은 4.4%로 추정되지만 노무현 정부 들어 2003~2005년 3년간 실제 성장률은 3.9%에 그쳤다. 분배 중심의 경제정책이 지속되면서 기업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되고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는 등 경제가 오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 능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의 저하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2021~203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2.8%로 내려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과거에는 자본과 생산성이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앞으론 취업자 수 부족과 근로시간 감소 등 일손 부족이 문제라는 뜻이다.


기업들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만드는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도 성장 동력 약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규제완화 못지않게 기업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없애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불확실성부터 없애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장이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앞으로 한국이 일본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정부는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은 생산성 증대를 위해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와 함께 인적자원의 경쟁력제고를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 반면에 국민들 모두는 겸손한 마음으로 한번 더 국가의 운을 최대한 받아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일했으면 한다.


한국의 국운은 분명히 좋다. 중국의 등장이 한국 경제를 밀고 있으며 인터넷 혁명이 우리의 효율성을 제고 시켜주고 있다. 앨빈 토플러의 주장처럼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이다. 아시아 시대의 주인공을 떠오르면서 일본을 한번 멋지게 따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가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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