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약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의미
미국 달러 약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의미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2.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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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란 외국화폐와 자국화폐의 교환가치로 각 국의 국력을 대변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요즈음 미국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원화가치가 높아져 환율이 달러당 925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내년 중 900원 선까지 떨어지거나 심할 경우 800원대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는 등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져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 주요 근거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평균 환율 전망치를 910~940원 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 연평균 환율(958원대)보다 20~50원 정도 더 낮은 수준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내년 연평균 환율을 928원으로 전망, 올해보다 30원 정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제의 주축통화인 미국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04년 6월부터 올 6월까지 총 17회에 걸친 금리인상 조치를 통해 방어해왔던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지난주부터 유럽․아시아 곳곳에서 재발되고 있다. 일차적으로 지난 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이 달러 약세를 촉발시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미국 경제의 둔화와 유럽․아시아 등 다른 경제권의 성장이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전망이 유력해지고, 중국․일본 등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외환보유고 다변화정책(달러 외 다른 통화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추진하면서 달러약세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금 달러 가치는 사상 최저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유로화와 파운드화에도 달러 약세가 본격 작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월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치는 1유로당 1.33달러를 기록, 지난 2005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1.98달러(1파운드당)로 상승하며 14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1파운드=2달러’ 시대 진입도 머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현상은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인 ‘미국경제에 대한 시각변화(changing perceptions)’를 반영한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분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경제가 부진할 경우 세계 경제가 함께 둔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발 경기침체를 우려한 세계 각국이 달러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공조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경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유럽․아시아 경제가 건실한 회복세를 보이자 미국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1분기(1~3월) 5.6%에서 2분기 2.6%, 3분기 2.2%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낙관과 비관의 경계인 50선 아래(49.5)로 떨어지며 미국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ISM지수가 5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독일의 기업신뢰지수인 ‘이포’지수는 지난주 15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로지역 12개국의 10월 실업률은 2001년 4월 이후 최저인 7.7%로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달 27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6%에서 3.3%로 떨어뜨렸다. 반면 유로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2.6%로 상향 조정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럽지역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블룸버그는 “FRB(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ECB가 금리를 올리고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경우, 미국과 유럽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2%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어든다.

전반적인 세계 경제 동향에 비추어 보면 우리 원화가치 상승(원.달러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수출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수출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가 수출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요인인 것이다. 반면 수입단가는 낮아지기 때문에 국내 물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경제에는 마이너스 요인이기 때문에 정책당국이나 기업인들은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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