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돈](22)엄정화 '엄마의 포장마차'가 키운 억척스타
[스타와돈](22)엄정화 '엄마의 포장마차'가 키운 억척스타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1.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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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돈](22)엄정화 '엄마의 포장마차'가 키운 억척스타

 

최화정, 최진실, 이영자, 정선희, 이소라, 홍진경과 친한 여자 연예인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사람 사귀기 쉽지 않은 연예계에서 정을 나누고 기쁨을 함께하는 인간관계는 축복이다. 그 중에 가수이자 영화배우 겸 탤런트 엄정화(35)가 있다.

 

어느새 중견가수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나이지만 최근 열렸던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도발적인 망사의상을 입고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을 열창하는가 하면 게이바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벌이면서 자유로운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랜만에 오른 가요무대에서 과감한 속옷패션을 선보여 화제가 됐던 엄정화를 두고 말들도 많다. 하지만 알고보면 입방아 찧던 호사가들도 '대한민국에서 먹고 살아야하는 연예인'이라는 점을 참작한다면 엄정화의 파격변신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터.

 

엄정화는 배고픔과 실패의 쓴맛을 겪어오면서 내면적으로 성숙함을 다져온 프로 연예인이다. 노력으로 쌓아온 실력과 자기관리를 통해 보기 드물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해 오고 있는, 몇 안되는 여자연예인 중 한사람이다.   

 

엄정화의 살아있는 우상, 아버지 고 엄진옥 씨는 엄정화가 6살때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떴다. 그후 가세가 어려워져 어머니와 1남3녀를 남기고 간 섭섭함도 컸지만 아버지를 그리는 애틋한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서라벌예대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중학교 교사생활 하던 아버지는 밴드를 결성하고 뮤지컬 무대에 설 정도로 예술가의 기질이 대단했고 정화와 동생 태우는 아버지의 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93년 1집 앨범 '눈동자'로 스타덤에 오른 후 TV드라마와 영화 출연을 통해 연기자로서 자질까지 인정받았지만 '공부'와 인연이 없어던 탓에 자칫하면 노래와 연기라는 숨은 끼를 펼쳐보일 기회를 놓칠뻔도 했다.

 

고교시절 학업성적이 안좋아 졸업 후에 취직할 엄두를 못냈던 그는 MBC 합창단 시험에서 학력제한 규정 때문에 실력도 평가 받지 못하고 1차 서류심사에서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학력사회의 높은 벽에 좌절하고 열등감에 빠졌을 때 선배의 도움으로 재시험의 행운을 안은 엄정화는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도전, 89년 합창단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고졸학력 때문에 동료들에 비해 최저호봉인 월급 80만원을 받아 들고 어머니한테 드릴 수 있었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 아버지 없이 어려운 가계형편에 당시 고 이주일이 경영해 화제가 됐던 극장식 바 '홀리데이 인 서울'에서 코러스 아르바이트로 150만원의 거액을 벌어 집안에 보태기도 했다. 

 

지금은 가창력 못지않은 연기력을 가진 엄정화의 영화 출연료만 2억5000만~3억원에 달한다. 성장기에 겪었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절약이 몸에 밴 엄정화는 대부분 관심을 갖는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보다는 저축에 재테크의 무게를 두고 있다. 

 

엄정화는 언니 동생들뿐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28살의 나이에 남편을 잃고 1남3녀를 키워준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형제들이 기댈 수 있는 집안의 어른이었기 때문이다.

 

단칸방에서 세간살이 없이 동생 엄태웅을 돌보며 엄마 역할을 떠맡았던 엄정화는 '볼펜을 놓은' 고2 때부터 대학입시는 포기하고 집안살림을 돕기 위해 부업전선에 나섰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온 엄정화는 카페 서빙일을 하며 함께 올라온 어머니의 분식 포장마차 일을 도왔다.

 

올 5월 TV토크쇼에 출연한 엄정화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어머니의 포장마차 일을 도우려고 갔는데 마침 단속에 걸려 일을 접고 어머니가 끄는 리어커를 뒤에서 밀었다"며 울먹였다.

 

가난에 치이고 사회의 편견에 시달려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엄정화에게 생애 가장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 데뷔 4년만에 어머니 이름으로 새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한 날, 온 가족이 방바닥과 창틀에 붙어서 한동안 떨어질 줄 몰랐단다. 어렸을 때 남자중학교 매점숙사에서도 살았던 엄정화의 가족으로서는 이보다 좋을 순 없었던 행복이었다.

 

지금도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못하는 엄정화는 작은 것의 소중함을 잊지 못한다. 돈독한 인간관계, 일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인 삶에 대한 태도는 스타 엄정화의 진짜 매력이자 인생의 자산이다. (사진 = 출처 www.ilovejunghwa.com

 

[아이엠리치 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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