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으로 경매주택 취득시 유의사항
전세금으로 경매주택 취득시 유의사항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1.2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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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을 빼서 경매를 통해 내집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일반시장에서 주택을 취득할 때와는 다른 특별한 주의를 요하게 된다. 취득자금이 여유자금이 아니라 전세금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되는 유의사항으로부터 경매의 특성상 확보한 매물일지라도 매수인으로서의 지위확보가 불확정적이라는 것, 일반거래에서와 같이 계약, 중도금, 잔금일정에 맞추어 입주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것 등에서 비롯되는 갖가지 유의사항이 그것이다. 이들 유의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우선 취득자금의 주류가 여유자금이 아니라 전세금이기 때문에 경매취득의 시점을 전세기간과의 사이에서 적절히 조율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세기간이 만료되지 않았거나, 만료시점 전후에 이르러 새로운 임차인과의 전세계약이 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경매로 주택을 취득하였다가는 추후 전셋집이 빠지지 않아 전세보증금을 반환이 지연됨으로써 대금납부에 곤란을 겪는 낭패를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매를 통한 주택의 취득은 입주할 새로운 임차인과의 전세계약이 체결되고 난 후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전세가 금방 빠질 수 있는지역이라면 최소한 전셋집을 내놓은 후에 경매에 관심을 가져도 늦지 않다. 전세계약금을 입찰보증금으로 활용하여야 하는 경우 전세계약체결이라는 전제는 더욱 의미를 갖게 된다.

 

둘째, 전세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도 전세보증금 반환일(또는 임차인 입주일)을 정도껏 길게 할 필요가 있다. 가급적 전세계약 후 가옥을 비워주는 날까지의 기간을 길게 가져감으로써 살던 전셋집을 나가는 날과 낙찰받은 경매주택에의 입주일과의 기간을 최소화하라는 얘기다.

 

전세보증금 반환일이 짧다면 취득자금의 조기확보 측면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일찍 전셋집을 비워 주어야 하기 때문에 경매취득시까지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거처없이 떠도는 기간 역시 길어질 수 있음이다. 그렇다고 전셋집 비우는 날을 한없이 늘릴 필요는 없다. 전셋집을 비워주기 전에 낙찰을 받고, 더불어 전셋집 비우는 날(전세보증금을 반환받는 날)이 낙찰대금납부일보다 앞서는 정도면 최상이다.

 

셋째, 전셋집 명도(비워주기)를 전후하여 경매주택을 낙찰받은 경우에도 1개월 이상은 거주할 임시거처를 마련할 것을 요한다. 낙찰 후 낙찰허가가 확정되고 대금을 납부하기까지가 최소한 3주 정도 소요되고, 대금납부 후에도 소유자나 임차인을 대상으로 협의를 통해 가옥을 넘겨받기까지가 아무리 빨라도 보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주택경매시장이 과열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처음 입찰부터 낙찰받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재수(再修), 삼수(三修)는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수(四修) 이상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또한 소유자나 임차인 등 점유자와의 협의 난항으로 낙찰대금을 납부하고도 낙찰가옥에의 입주까지가 1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행히 입찰할 만한 경매주택이 많아 두 차례 낙방 끝에 삼수(三修)만에 낙찰받는데 소요된 기간이 전셋집을 뺀 후 2주라고 한다면 이로부터 대금납부까지가 다시 3주 소요되고, 점유자 명도협의가 어렵사리 5주만에 이루어졌다면 도합 10주(두 달 이상)만에 입주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이 10주기간 동안 낙찰자는 본의 아니게 임시거처에서 생활하거나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그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여야 함을 각오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입주시점의 불확정성은 일반주택 매입시와 같은 매매대금지급 단계별 입주계획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끝으로 전셋집에서 사는 동안 세간살이가 많이 불었다면 임시거처에 그 많은 짐을 몽땅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그 짐을 일정기간 보관할 보관업체나 보관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 때 귀중품이나 필수품 등은 별도로 챙기고 반드시 이삿짐 목록을 작성하여 보관 후 물품을 재차 운반하여 낙찰가옥에 들일 때 전과 변동사항이 없는지를 비교하여야 한다. 전셋집에서 보관센터로 1차 이사하는 비용, 이삿짐 보관비용, 일정기간 보관 후 낙찰가옥에 다시 이사하는 비용 등 통상의 이사 때보다 2배 이상의 이사비용이 소요됨은 물론이다.

 

이렇듯 전세자금으로 경매주택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일반주택을 구입할 때와 달리 계약-중도금-잔금 일정에 맞추어 입주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고, 불편하다 싶을 정도로 유의할 사항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경매주택을 취득하려는 것은 바로 그러한 불편함보다 내 집을 마련하였다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한가지 더한다면 경매로 취득한 만큼 시세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리라. 물론 요즘같이 주택경매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후자의 의미는 반감되겠지만 말이다.

 

[이영진 디지털 태인 경매사업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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