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승리가 가져올 영향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승리가 가져올 영향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11.17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민주당이 하원을 12년 만에 장악하였다. 부시가 이끌고 있는 공화당이 중간 선거에서 진 것이다.  

 

미국의 ‘11.7 중간선거’결과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의 정책 방향이 북핵 문제는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판도 변화는 우리나라의 경제에 바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부분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미 중간 선거의 영향이 우리나라에 가장 직접적으로 미칠 분야는 역시 한미 FTA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제조금융업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에 비해 민주당은 FTA에 반대 또는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였기 때문에 FTA 협상에서 농업 부문의 개방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협상 타결 자체도 어려워지고 협상 타결 이후 의회 비준도 장담하기 어렵다.

 

앞서 지난 7월 미 하원은 오만과의 FTA 비준 표결에서 찬성 221 : 반대 205로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AP통신은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미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위임받은 신속협상권한(TPA) 연장 가능성이 희박해질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따라서 한국 입장에서는 내년 3월 말까지인 협상 시한에 쫓겨 협상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경제정책에서 큰 틀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민주당이 승리를 거두었어도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온 세금감면과 기업규제 완화 정책은 부분적인 영향을 받지만 행정부가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정책 기조의 변경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의 부상을 월가가 걱정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관측은 민주당이 승리했어도 큰 변화가 초래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일본 노무라 증권의 데이비드 레슬러 애널리스트는 '경제정책에서 공화당에 비해 특별히 튀는 정책을 내놓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다만 민주당의 승리는 부시 정부의 감세 정책에 제동이 걸려 증시에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하원에서 여소야대의 정치상황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대외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해임은 이러한 흐름의 단면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냈다며 대북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대북정책 기조가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른 편이다.

 

다만 민주당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미국의 강경대응을 주문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다음달 초 대북정책 조정관에 누구를 임명하는지 여부가 대북정책 방향의 일단을 가늠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관련 법안을 주도한 민주당은 대북정책 조정관에 보다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어째든 민주당의 승리는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정책이 저년에 등장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에서 민주당의 보호주의 색채는 전통적인 특징으로 이미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보호주의 정책은 대미 최대 무역흑자국인 중국에 대한 압박 강화와 개별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제동으로 표출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지지층의 노동자 계층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대외무역협상에서 국내 노동시장에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보호주의 경향은 미국 자동차 업계처럼 고전하고 있는 산업분야에서는 그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외국 자동차 공세에 쩔쩔매고 있는 미국자동차 업계를 대놓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의 압승은 미국 노동계층의 이권이 보호되는 쪽으로 정책이 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호무역주의가 힘을 받게 되고 따라서 FTA와 같은 자유무역협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더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이 된다. 한국시장에 대한 개방 압력이 거세지고 한국제품의 미국진입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미리 미리 현명하게 대비해야만 할 것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 소장]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