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대화하는 `밀림의 소녀타잔`
동물과 대화하는 `밀림의 소녀타잔`
  • 북데일리
  • 승인 2005.08.03 0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F에서 지난 5월부터 모바일 서비스 중인 ‘애견통역기 독심술 서비스’는 견주가 개에게 의사를 전달하거나 개의 감정 상태를 주인에게 알려주는 문자 통역서비스다. 애완견 55종과 개의 각기 다른 감정표현 90가지가 저장돼 있다.

견주가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애견의 소리를 보내면, 미리 저장된 개의 소리를 분석해 기쁨, 슬픔, 불만, 위협처럼 애견의 감정 상태를 주인에게 문자로 알려준다. 또 견주가 개에게 전하고 싶은 간단한 말을 문자로 전송하면 이에 맞는 개의 울음소리를 휴대전화로 전송받아, 애견에게 들려주면서 동물과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애견 통역 서비스`가 어느정도 실효성이 있는지 아직 의문이다. 인간과 동물이 대화가 효율적으로 전달될지도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모바일 서비스가 사람과 동물이 직접 대화하는 날이 곧 다가올 것 같은 실날같은 희망을 건네주는 기술의 진보라고 할 수 있겠다.

KTF의 ‘애견통역기 독심술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동물과 대화하는 아이가 있다. 아프리카 대초원 야생동물의 친구인 티피(Tippi. 1990년생)는 마음과 영혼으로 동물에게 말을 건다. 5톤이 넘는 거대한 코끼리 ‘아부’는 긴 코를 내밀어 인사를 하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어른 비비원숭이 ‘앨비스’는 티피와 장난을 친다. 공격성을 그대로 간직한 표범 ‘J&B’와 나란히 앉아 생각에 잠기고 가끔 어린사자 ‘무파사’는 티피의 엄지손가락을 빨면서 낮잠을 잔다.

티피는 야생동물 사진가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아프리카의 거대한 초원에서 살았다. 열살짜리 꼬마아이 티피와 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살을 부비고 우정을 나누는 경이로운 장면을 사진과 글로 엮어 놓은 책이 바로, ‘동물과 대화하는 아이 티피’(2001. 이레)이다.

120여 장의 사진에 오롯이 담긴 아프리카의 대자연, 그 속에서 야생성을 지니고 살아가는 동물을 사진으로 접하는 것만으로 가슴 뛰고 흥분되는 일이다. 여기에 머리와 눈으로, 마음과 영혼으로 말을 거는 어린 꼬마아이의 순수함이 녹아있어, 금세 아프리카 초원에 있는 듯 착각에 빠져든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동물의 심장소리와 동물에게 말을 거는 티피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하다.

책에는 이 맹랑한 꼬마아이의 일기도 함께 실려 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자연, 동물, 인간에 대한 풀이가 세상을 깨닫게 하는 지혜로 다가온다.

‘나는 자연을 알고 어디를 가야할지 알고 있다. 나는 절대로, 절대로 길을 읽지 않는다’는 잠언처럼 들리고, ‘나는 인종 차별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것은 대개 종교 때문’이라는 심통은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다.

휘어진 고동나무에 서서 황토 빛 사막을 바라보는 어린아이 티피의 모습엔 어쩌면 구도를 찾아 길을 떠나는 늙은 선지자의 혼이 담겨있다. 아이나 어른이나 인간을 철학자로 만드는 건 대자연의 품인 것이다.

(사진 = 동물과 대화하는 꼬마숙녀 티피, 이레 제공) [북데일리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