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VS 내부 출신…역대 기업은행장, 25년 정부 기조 교차
관료 VS 내부 출신…역대 기업은행장, 25년 정부 기조 교차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11.18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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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2008년, 2020년~현재는 관료 출신 인사
첫 내부승진은 1996년 임명 17대 김승경 전 행장
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 3연속 '공채 출신'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제23~26대 기업은행장인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후임인 제27대 기업은행장 자리를 두고 하마평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최초 내부승진 은행장이 탄생한 1996년 이후 지난 25여년간 역대 정권에선 '관료 VS 내부' 출신간 힘 겨루기 기조가 엇갈린 것으로 드러난다.    

■ 힘 겨루기 구도…정권별로 엇갈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 2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제26대 기업은행장)은 임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두고 있다.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상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정부가 낙점하고 대통령이 임명 권한을 갖고 결재하는 만큼 같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역대 수장 교체기마다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앞서 기업은행은 조준희·권선주·김도진(제23~25대 기업은행장)으로 이어지는 3연속 '내부 출신' 행장(행원 출신에서 행장에까지 오르는 것)들이 배출됐다가,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윤 행장부터 다시 관료 출신으로 인사 기조가 전환된 상태다. 

기업은행의 최초 공채 출신 은행장이자 역대 두 번째 내부 출신 은행장은 이명박 정부가 제청·임명한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23대)이었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조 전 행장은 2010년 12월 임명돼 2013년 12월까지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그 전의 최초 내부승진 기업은행장은 농업은행 출신인 김승경 전 기업은행장(17대)이었다. 농업은행은 1961년에 농협과 중소기업은행으로 분리된 바 있다.

중소기업자에 대한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함으로써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히 하고 그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1961년 8월 1일에 설립된 중소기업은행이 현재의 IBK기업은행이다. 

최초의 내부 출신 기업은행장인 김승경 전 행장(17대)은 김영삼 정부에서 제청·임명했다. 김 전 행장은 1996년 2월 취임해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 5월에 퇴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조준희 전 행장 후임으로 기업은행 최초의 여성 은행장도 탄생했다. 2013년 12월 권선주 기업은행장(24대)이 제청·임명됐다. 1978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권 전 행장은 2013년 12월~2016년 12월까지 3년간의 임기를 지냈다. 

(위 왼쪽부터)이경재 전 기업은행장, 김종창 전 기업은행장,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18~22대). (아래 왼족부터)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23~26대).
(위 왼쪽부터)이경재 전 기업은행장, 김종창 전 기업은행장,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18~22대). (아래 왼족부터)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23~26대).

권선주 전 행장 후임으로는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25대)이 제청·임명됐다. 그는 2016년 12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임명장을 받았다. 육군 중위로 전역한 후 1985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김 전 행장의 경우 이듬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으나 2019년 12월까지 3년 임기를 마쳤다. 

다만, 김도진 전 행장 후임부터는 관료 출신 외부 인사가 기업은행장에 다시 앉았다. 

2020년 1월에 제청·임명된 윤종원 기업은행장(26대)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기획재정부의 전신)에 들어간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앞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도 기업은행장 자리에 관료 출신 인사가 많이 앉은 바 있다. 

행시 8회 출신인 김종창 전 행장(19대)은 2001년 5월에 취임했고, 후임으로는 행시 14회 출신인 고 강권석 행장(20~21대)이 2004년 3월 취임했다. 강 전 행장은 2007년 3월 연임했는데, 같은 해 12월 행시 21회 출신인 윤용로 전 행장(22대)이 기업은행장에 올랐다. 

김종창·강권석·윤용로 전 행장 모두 금융감독원 부위원장 출신이기도 하다. 이경재 전 기업은행장(18대)은 1961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한은 출신으로 1998년 5월~2001년 5월 3년 임기를 마쳤다. 김대중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내부 인사에 내줬던 기업은행장 자리를 다시 가져간 셈이다. 

■ 尹 정부 출범 후 국책은행 남은 한 곳

현재 기업은행장 자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책은행에서는 마지막 남은 한 곳이기도 하다. 

전통의 관전 포인트인 '관료 VS 내부' 출신 구도를 대입하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각 행의 수장으로는 내부 출신 윤희성 수은 행장과 정치권과 가까운 학자 출신 강석훈 산은 회장이 각각 지난 7월과 6월에 임명된 바 있다. 특히 수은은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 1976년 수은 설립 이후 최초의 공채 출신 은행장이 탄생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27대) 하마평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과 김성태 IBK기업은행 전무이사,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 기업은행 공채 출신의 내부 인사들을 함께 올리는 분위기다. 

(왼쪽부터) 정은보 전 금감원장, 김성태 IBK기업은행 전무이사,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외부 출신이 기업은행장 자리에 앉을 것이라는 예상도 우세하다고 알려졌다. 정부가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 등에 따라 정책금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명분을 내세울 것이란 관측에서다.  

반면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하산·모피아 거절"이라며 후임 은행장을 둘러싼 '낙하산' 인사 선임 가능성에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한편 금융 공공기관장은 공공기관장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고액 연봉을 받는다. 기업은행장은 3년의 임기를 대체로 보장받을 수 있고 연봉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2020~2021년 2년 연속 공공기관장 연봉킹 상위 2위에 오른 바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작년 기업은행장의 연봉은 4억2325만원으로 같은 해 공공기관장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챙긴 산업은행 회장(4억3697만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한국투자공사장(4억6531만원)에 이어 기업은행장(4억1372만원)이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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