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을 부르는 부적 같은 그림, 김광한 작가
황금을 부르는 부적 같은 그림, 김광한 작가
  • 임채연 기자
  • 승인 2022.11.03 2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년시절 모과가 있는 풍경 정서적 DNA로 자라나
24일까지 BHAK 개인전...화폭서 펼치는 황금빛 향연
농사일을 거들며 시골서 작업하고 있는 김광한 작가.
농사일을 거들며 시골서 작업하고 있는 김광한 작가.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삶에 대한 경건함’을 예술적 유희가 아닌 노동의 극단으로 내 몸을 밀어 붙여 증명하고 싶다. 나는 그것이 예술이라 믿는다.”

10여년간 모과에 매달려 온 김광한 작가의 개인전 ‘향기가득’이 BHAK(비에이치에이케이, 대표 박종혁)에서 11월 3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오랜기간 탐구한 비정형의 황금빛 모과에 대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둥굴거나 네모난 것이 아닌 둘을 통합한 모양새가 나를 사로잡았다. 규정되지 않은 형태가 무한의 조형성으로 다가왔다. 투박하지만 넉넉한,아니 후덕한 풍성함 그 자체라 하겠다.”

그가 농촌생활에서 마주한 이웃들의 얼굴이기도 했다. 달항아리 같은 둥그스름한 포용력이다.

“황금빛 들녘을 압축해 놓은 형태가 모과라고 생각한다. 땀의 노력에 대한 결실의 결정체 같은 조형성이 매력적이다.”

김광한 작가 작품.

그는 농사를 짓듯 화폭에 모과를 심어 나갔다. 이제사 노오란 모과 열매들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손가락이 짓무르도록 붓을 잡고 보낸 세월의 화답이다.

“일반적으로 어눌하게 못생긴 것의 대명사인 모과는 화가들이 선호하는 대상은 아니다. 내겐 오히려 자신의 모양새(형태)를 뽐내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침묵의 덩어리였다.”

그가 형태의 집착에서 벗어나니 모과는 색과 향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향기와 색으로 모과를 그려낼 수 있었다. 화폭에서 황금색 색채가 뿜어져 나온다. 그 속에 모과향도 풍겨나온다. 황금빛 향연이다. 마음에 위안을 준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두고 황금을 부르는 그림이라 말들을 한다. 그래서인가 기업인들이 그의 그림을 선호한다. 황금을 부르는 부적이 된 셈이다.

“요즘에서야 내가 모과를 겨우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릴수록 우주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김광한 작가는 유년 시절을 경북 의성에서 보냈다. 지금은 이웃한 군위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노오란 빛깔을 머금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모과는 유년시절 마음풍경이 됐다. ‘정서적 DNA’가 된 것이다. 향후 모과로 버무려내는 그의 화폭여정이 더욱 기대된다.

김광한 작가 작품.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