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되는 이커머스 시장, 주인 바뀐 티몬 자리 잡을까
재편되는 이커머스 시장, 주인 바뀐 티몬 자리 잡을까
  • 박세리 기자
  • 승인 2022.09.27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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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 구영배 대표 (사진=큐텐)
큐텐 구영배 대표 (사진=큐텐)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티몬을 인수한 해외 직구 플랫폼 큐텐(Qoo10)이 재편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이달 초 큐텐과 지분 100%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는 티몬 대주주인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81.74%의 지분과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가진 지분 16.91%의 지분 등 티몬의 지분 100%를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지분이 거래되는 회사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거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이후 6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할 만큼 현지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2011년에 설립한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이커머스 물류기업)를 통해 동남아 8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11개국 19곳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풀필먼트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해외직구몰로 더 익숙하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빠른 성장을 보이는 큐텐뿐만 아니라 큐텐을 이끄는 구영배 대표 때문이다. 구영배 대표는 인터파크 창립 멤버로 사내벤처였던 G마켓을 ‘창립’한 1세대 소셜커머스 선구자로 유명하다.

그는 유통과 전혀 관계없는 경력으로 시작해 인터파크 전략기획실 구스닥 태스크포스 팀장으로 입사하며 유통업계에 발을 들였다. 구스닥은 인터파크 이기형 회장이 만든 경매 사이트로 상품을 주식 거래 형태로 가능하게 만든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수익을 내지 못해 2000년 4월에 인터파크에서 분사돼 나와 사명을 ‘G마켓’으로 변경, 오픈마켓 체제를 도입했다. 이후 구 대표의 진두지휘하에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았다. G마켓은 이베이에 인수되며 시장을 점유했던 업계 1위 옥션을 압박하며 2006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고, 2007년에는 연간 거래액 3조원이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이베이는 2009년 G마켓을 인수했고, 구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큐텐은 G마켓 매각 후 구 대표와 이베이가 각각 51대 49의 지분율로 세운 합작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이베이는 당시 합작 법인을 통해 구 대표에 투자하면서도 향후 10년 내 한국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 조건으로 구 대표를 견제했다고 알려졌다. 이커머스 업계가 큐텐 품에 안긴 티몬을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 대표의 국내 이커머스 진출을 두고 과거와는 환경이 달라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큐텐이 보유한 동남아시아 시장 장악력과 티몬의 물류협업 등 시너지 창출 효과는 긍정적이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이미 네이버·이마트·쿠팡 3강 체제로 공고해진 만큼 이커머스 판을 흔들고 과거처럼 빠른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년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이 늘고 있는 티몬의 경쟁력도 문제로 꼽힌다. 2019년부터 꾸준히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고 2020년에는 6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영업손실만 760억원으로 수년간 적자 늪에 빠진 상황이다. 반전을 위한 획기적인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매각 후 크로스보더 커머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보인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매출에 얼마나 역량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3강 구도의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인이 바뀐 티몬이 얼마나 두드러진 성과를 보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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