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제휴사에 착 붙는 '○○페이' 주목받는 이유
우리금융, 제휴사에 착 붙는 '○○페이' 주목받는 이유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8.12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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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성·편의성 초점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오픈  
우리은행·우리카드 없어도 간편결제 기능 제공
외부 앱에도 패키지 형태로 결제 인프라 지원해
연세대 학생증 앱서 '연세페이' 첫선…Z세대 겨냥
손태승 회장 디지털 신사업 '퍼스트 무버 전략' 본격화
업계 "자체 페이 만들고 싶어 하는 비금융사 꽤 있어"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유튜브 캡처)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금융이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첫 '○○페이'인 '연세페이'까지 오픈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플랫폼은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가 없어도 내부·외부 모바일 앱에서 간편송금·간편결제를 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제휴사의 '○○페이'의 경우 그룹의 결제 인프라를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묶어 뒷단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자사 고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간편결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성과 편의성을 강화한 동시에 B2B2C(기업 간 거래와 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시킨 상거래) 신규 사업모델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자회사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함께 구축한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지난 11일 오픈했다고 이날 밝혔다. 간편결제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정보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저장해두고 지문인식, 비밀번호 등 간편 인증수단을 통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최근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간편결제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은 지난해 일평균 이용실적이 1981만건, 6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36.3%, 35.%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네카토(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구심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간편결제 시장은 차세대 금융플랫폼 대전의 핵심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이 이번에 오픈한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은 급성장 중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개방성과 편의성을 표방하며 자회사 본업 경쟁력 강화와 그룹 시너지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가 없더라도 우리은행 모바일 앱 '우리WON뱅킹'이나 우리카드 앱에서 '우리페이'를 탑재시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 특징이다. 우리WON뱅킹이나 우리카드 앱 안에 '우리페이' 메뉴에서 '꿀머니'를 충전해 쓰는 방식으로, 이때 오픈뱅킹 기능을 통해 우리은행 계좌가 없어도 다른 은행 계좌를 연결해 돈을 충전하고 결제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우리금융이 제휴사에게 이번 '통합결제 플랫폼'를 통해 그룹의 결제 관련 인프라를 단일한 맞춤형 패키지 형태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사례가 이번에 정식 출시된 '연세페이'다. 연세페이는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도서관 출입과 수강신청 등을 위해 많이 쓰는 연세대 학생증 앱에서 구동되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연세대 학생증 앱을 쓰는 학생들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에서 QR코드 방식을 통한 간편결제가 가능해졌다. 특히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후반 출생)의 경우 체크카드를 쓸 때도 실물카드 대신 간편결제 수단을 선호하는 만큼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페이는 삼성페이처럼 스마트폰 화면을 밀어올리는 동작을 통해 손쉽게 결제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서비스 제공은 국내 유력 금융사인 우리금융이 디지털·핀테크 기술 기반의 '화이트 레이블'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화이트 레이블이란 공급사 자체 브랜드가 사라지는 대신, 다른 회사의 브랜드를 부착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말한다. 연세페이는 연세대 학생증 앱의 결제 서비스로서 이용자는 인지할 수 없지만, 실제 뒷단에서는 우리금융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 체계에 기반한 결제 시스템이 작동한다. 이처럼 우리금융은 이번 '연세페이'를 시작으로 B2B2C 제휴사가 원하는 '○○페이'를 제휴사의 자체 앱 환경과 니즈에 특화한 '커스터마이징(맞춤형)' 형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법인들에게도 자사 브랜드 앱에서 원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휴처도 더욱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통합결제 플랫폼 출시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및 신규 고객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추진 중인 디지털 신사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 전략'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앞서 손 회장은 상반기 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디지털 분야에서는 다른 금융그룹이나 빅테크들과 차별화된 ‘창발적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주문하며 전폭적인 자회사 지원을 약속했고, 이어 하반기 과제 중 하나로 '자회사의 본업 경쟁력 강화와 그룹 시너지 제고'를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유통이나 패션 브랜드 등 비금융권에서도 자체적으로 페이를 만들고 싶어 하고 페이 관련 TF를 꾸린 회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골자가 기존 계좌 미보유 고객이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고 확장성을 목표로 새로운 B2B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 네이버페이나 금융지주사들이 금융그룹 차원에서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는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다고 여겨지는데 실제로 확장성 관련 실효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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