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투협회장 "대체거래소 2024년 초 개시 목표"
나재철 금투협회장 "대체거래소 2024년 초 개시 목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7.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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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회원사들과 준비 매진
"대체거래소는 유동성 증대 등 긍정적 효과 기대"
"연내 예비인가·법인설립, 선진시장 인프라 노력"
"금융시장 역사, 늘 위기 뒤엔 엄청난 기회 찾아와"
"BDC 도입, 민간중심 역동경제 활성화 기여 예상"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사진=금투협)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사진=금투협)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최고 수준의 ATS(대체거래소)가 설립될 수 있도록 참여 회원사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 회장은 "지난 달 미국에서는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됐고, 금리에 민감한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으나,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시장으로 가는 기반을 굳건히 다지고자 한다"며 "협회 역시 회원사와 함께 정부의 경제 위기 극복 노력에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 필요…디폴트옵션은 '운용' 시각에서" 

나 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금투협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증권 거래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체거래소 설립도 계획대로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며 "선진적인 시장 인프라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7개 대형 증권사와 협회를 중심으로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인가 준비와 법인 설립 등 여러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예비인가와 법인설립을 완료하고, 2024년 초에 업무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회장은 "최근 증시 거래량 감소 등 환경 변화가 있긴 하지만, ATS 설립이 유동성 증대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만큼 신속한 설립이 증시 안정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법상 ATS 설립 근거가 마련돼 있는 상황이고,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7개 대형 증권사와 'ATS설립준비위원회(ATS설립위)'를 구성하고 제반을 구축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다. 최근까지 ATS 설립 참여에 관심을 내비친 중·소형 증권사들도 2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거래소가 출범하면 기존 한국거래소와 함께 2개의 거래소가 경쟁하는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정규거래소에서 다루기 어렵거나, 정규거래소가 거래하지 않는 다양한 자산(ETF, 채권, STO 등)을 ATS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나 회장은 "국내에 도입되는 ATS는 현행 제도상 상장주식과 주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DR)으로만 거래 대상을 한정해, 글로벌 선진국 대비 거래 범위가 매우 협소하나, 이는 정책당국에서 시장발전이나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잘 검토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한 "IT기업이나, 해외 거래소 등에서 일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라며 "가이드라인 발표 시기를 예단하긴 어려우며,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 발표와 상관없이 법령상 인가요건에 근거해 인가를 준비 중"이라고 확인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2일 2022년 하계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화이트페이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2일 진행된 2022년 하계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화이트페이퍼)

이날부터 DC(확정기여)형과 IRP(개인형퇴직연금)에 도입되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나 회장은 말했다. 실제 디폴트옵션 상품 출시는 심의가 마무리되고 직장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시점은 오는 10월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폴트옵션이란 DC와 IRP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방치하면 미리 정해둔 상품으로 사업자(금융사)가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아니라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인 401K처럼 수익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나 회장은 "과거 금융시장 역사를 돌이켜 보면 늘 위기 뒤에는 엄청난 기회가 찾아 왔고, 장기로 봤을 때 자본시장은 연평균 약 10% 내외로 성장했다"며 "가입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과거사례와 해외동향을 통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이나 하락에 따라 단기적으로 특정 상품이 좋고 나쁨이 아니라, 이제 우리 퇴직연금도 자산배분의 관점, 즉 포트폴리오의 '운용'의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운용의 시각에서는 "금리뿐만 아니라 환율, 유가 등 다양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리밸런싱해야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재무학에서 학문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며 "디폴트옵션은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라는 관점에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 노후소득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가 전력을 다해 지난 6개월 간 세부내용을 마련했다"며 "앞으로의 일정은 고용부와 디폴트옵션 상품을 사전 협의하고, 상품 신청, 기초심의, 본심의를 거쳐, 10월 말 경에 통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국민자산 증식·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BDC 도입 기대감도↑ 

또한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자산 증식,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이를 위한 BDC(기업성장투자기구) 도입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BDC는 벤처·혁신기업 등 비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집합투자기구다. 다수에게서 자금을 모집하는 공모펀드의 규모의 경제, 사모펀드의 유연한 운용전략을 결합하는 등 각각의 장점을 취하는 식으로 설계된다. 상장을 통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의 비상장기업 투자 문턱을 낮추는 이점도 있다. 

법안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상태로, 연내 통과도 기대되고 있다. 나 회장은 "올 상반기에는 BDC 도입을 위한 정부 입법안 마련 과정에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며 "민간 중심의 새로운 자금공급수단인 BDC 도입은 새 정부의 4대 경제정책 방향 중 하나인 민간 중심 역동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금투협의 올 하반기 과제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자율적인 시장 건전화 ▲새 정부의 규제혁신 지원 ▲펀드시장 발전 도모 및 자산운용산업 지원 ▲부동산신탁사의 업무영역 확대 지원 ▲업계의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진출 지원 등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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