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도 '카트'도 이제는 '크로스플레이'…모바일 편중 깨려면
'디아'도 '카트'도 이제는 '크로스플레이'…모바일 편중 깨려면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6.03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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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이모탈, 모바일 전용에 PC서도 플레이
카트라이더, PC-모바일-콘솔 확대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태블릿까지 지원
국내 게임 모바일 편중 지나쳐…"크로스플랫폼 대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3일 '디아블로 이모탈'을 모바일과 PC 크로스플레이로 정식 출시했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현재 40개 이상 지역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게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마켓 모두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등장한 '디아블로 이모탈' 광고. (사진=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국내 게임 업계에서도 '크로스플레이'가 차츰 관찰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게임 회사들이 게임에 크로스플레이를 접목하면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흐름에 올라타려는 모습이다. 아직 태동하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확률형 아이템과 MMORPG에 국한된 장르를 타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디아블로 PC-모바일…카트라이더 콘솔까지

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일 밤 9시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을 사전 출시했다. 3일 정식 출시를 예고했던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이모탈'을 기습 출시했다.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대기열은 1000명을 훌쩍 웃돌기도 했다. 디아블로 시리즈의 기대감이 온전히 반영된 모습이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이모탈'에 여러 플랫폼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게임인 '디아블로 이모탈'은 정식 출시일인 이날부터 윈도우즈 OS가 설치된 PC에서도 오픈 베타로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 진행 데이터 동기화를 통해 플랫폼을 오가며 끊김 없이 모험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블리자드의 설명이다. 오픈 베타 종료 이후에도 진행 상황은 유지된다. PC에서는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의 게임 플레이인 포인트앤클릭과 함께 WASD 이동 방식을 지원한다.

지난해 12월 3차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마치고 출시 막바지 채비에 들어간 넥슨의 '카트라이더:드리프트'는 영역을 한층 더 넓혔다. 기존 PC와 콘솔에 이어 모바일까지 크로스플레이 영역을 확장하면서다.

넥슨은 지난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테스트를 통해 모바일까지 지원 환경을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넥슨은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PC·콘솔 게임으로 개발해왔다. PC와 엑스박스 원(Xbox One), 플레이스테이션4(PS4) 등에서 진행한 시범 테스트를 모바일까지 확장하면서 완전한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서재우 니트로스튜디오 대표는 “어떤 플랫폼에서든 최상의 퍼포먼스로 레이싱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자 기술적인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해외에서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 가운데 유명세를 떨친 게임은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있다. 포트나이트는 미국의 게임 개발사이자 유통사인 에픽게임즈가 지난 2017년 출시한 3인칭 슈팅 게임(TPS)이다. 국내에서는 이용자가 다소 적지만 해외에서는 4억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 중이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도 주목받으면서 일본의 '소니'와 덴마크의 '레고'가 각가 10억달러, 총 20억달러(2조5000억원)를 에픽게임즈에 투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 더블다운인터액티브가 150만달러를 투자했다. 포트나이트는 PC와 모바일은 물론,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닌테도 스위치 등 거의 모든 게임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도 지원한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크로스플레이 플랫폼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엔씨소프트는 '퍼플'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는 퍼플을 통해 PC 대화면과 함께 편리한 조작으로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현재 퍼플은 '리니지W', '리니지2M', '리니지M', '블레이드&소울2', '프로야구H3', '트릭스터M'을 지원한다. 

■ PC·온라인 5년간 매출↓…콘솔은 글로벌 비중 2%도 안 돼

이처럼 게임 업계에서 플랫폼을 확장하는 모습은 모바일 게임에 국한된 국내 게임 시장에 변화라는 화두를 던지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모바일을 제외한 플랫폼까지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모바일'과 'MMORPG'라는, 매출을 보장하는 공식에 매출과 직결되는 비즈니스 모델(BM)인 '확률형 아이템'까지 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8조8855억원이다. 5년 전인 2015년 10조7223억원에 비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점유율은 57.4%로 10조8311억원을 나타냈다. 5년 전 전체 게임 시장 규모보다 확대될 정도로 막대한 성장세다. 이에 비해 PC 게임 비중은 26%, 콘솔 게임은 5.8%에 그쳤다.

매출액 성장세도 모바일 게임이 월등히 앞선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매출액이 5년간 3조4844억원에서 10조8311억원까지 3배 이상 성장할 동안 PC·온라인 게임 매출액은 5조3183억원에서 4조9012억원으로 42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전 세계 게임 시장 비중은 12.4%를 기록했다.

콘솔 게임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불모지'로 여겨졌던 콘솔 게임(이전 비디오 게임)은 1670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1조원대까지 성장했다. 해외 시장에서 파급력 있는 콘솔 게임들이 국내에 대거 출시된 영향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에 비하면 1.7%에 불과하다.

고태우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게임 산업의 주요 이슈와 발전 방향' 보고서에서 "(국내 게임 산업은)IP(지식재산권)의 플랫폼 확장(콘솔 등)이 잘 이뤄지지 않고,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IP가 적다는 측면과, 모바일 게임과 MMORPG에만 개발력을 소진해 신규 플랫폼과 장르 다양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개발 과정상의 문제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고 연구원은 이어 "현재 유저들은 새로운 게임을 원하고 있는 반면, 국내 게임 기업들의 해당 수요에 대응하지 못한 공백을 글로벌 게임이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크로스플랫폼이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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