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알파세대...생애 첫 금융친구 춘추전국시대 개화②
M→Z→알파세대...생애 첫 금융친구 춘추전국시대 개화②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1.12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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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앤리치·락인효과..."내 거에서 손 떼"
청소년도 어린이도 확 커진 선택의 폭
(자료=각 사 제공 취합)
(자료=각 사 제공 취합)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10대 미성년자(청소년·어린이) 대상 모바일을 연계한 금융 서비스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이 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이면서 미래 시계를 앞당긴 플랫폼 패권 전쟁에 속속 참전해있다.

재작년부터 작년 말까지 롯데카드, 카카오뱅크 신한은행·카드, KB국민은행, 삼성카드, 토스, 카카오페이 등 순서로 Z세대, 알파세대 등 10대 맞춤 금융상품·서비스를 선보였다. 대부분 신분증, 서류 제출은 필요 없어도 자녀 명의 스마트폰은 있어야 하고, 청소년 유해업종 결제 제한,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10대 금융생활의 선택 폭이 넓어진 데에는 공급과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것이 배경이다. 부모 세대에서 자녀의 건전한 금융생활과 소비습관을 조기 교육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중·고등학생 연령에 해당하는 만 14세 이상의 경우 스스로 금융생활을 잘 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하나은행의 가족과 함께 부자되자는 '아이부자' 앱 각광받는 이유는?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가족과 함께 부자되는 앱'을 모토로 만 14세 미만 아동도 법정대리인 동의를 거쳐 가입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금융앱인 '아이부자'를 작년 6월 출시했다. 자녀가 어려서부터 올바른 금융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아이부자 앱은 출시 반년이 채 안돼 다운로드 50만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10대 청소년·어린이 대상 금융 서비스 가운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부자는 '페어 앱(Pair-App)' 모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다. 아이와 부모가 각자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입 후 초대·수락을 거치면 하나의 '가족 그룹'으로 묶인다. 만 14세 미만 어린이는 법정대리인 동의를 거쳐 가입할 수 있는데, 용돈과 교육을 매개로 한 확장성이 전 금융권에서 큰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아이부자는 자녀회원과 부모회원으로 각각 나눠 플랫폼이 제공하는 '돈통'을 기반으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앱을 통해 자녀회원은 엄마, 아빠를 포함해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고모 등 원하는 사람을 부모회원으로 초대해 용돈을 요청할 수 있다. 반대로 부모회원도 자녀, 조카를 초대해 용돈을 줄 수 있다. 

자녀회원과 부모회원이 함께 방 청소 등 집안일 하기, 학교·학원 과제 끝내기 등 생활목표도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녀회원은 정해진 목표를 수행한 뒤, 부모회원에게 인증샷(사진등록 및 전송)을 보내 용돈을 받을 수도 있다.

주요 기능을 정리하면 ▲ 모으기(용돈·알바·저축) ▲ 쓰기(결제·송금·ATM출금) ▲ 불리기(부모님과 주식투자 체험-하나금융투자 연계) ▲ 나누기(기부) ▲ 부자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테스트 ▲ 경제상식 퀴즈 풀기 등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8월 무기명 선불카드인 '아이부자' 카드도 출시했다. 아이부자 카드는 교통카드(티머니) 기능이 들어있고 실물카드로 제공된다. 연회비는 무료다. 만 14세 미만은 부모님 동의가 있어야 발급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또다른 획기적인 새로운 모델로 10대 시장을 개척 중이다.

■ Z세대·알파세대, 경계선도 있다...디지털 영향 받고 달라진 금융 니즈   

나이에 따른 인구통계학적 집단을 나누는 방법도 관심사다. 통상 M(Y) 세대를 1980~1994년 출생, Z세대를 1995~2010년생, 알파 세대를 2011년~2025년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다만 연도별 구분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어 정하는 기준과 범위는 학자들마다도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올해를 기준으로 하면 'Z세대' 범위를 고등학생(2004~2006년생)~20대 중후반까지 잡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초등학생 5~6학년(2009~2010년생)은 Z세대보다는 알파세대에 훨씬 더 가깝고, 밑으로는 알파세대다. 중학생(2007~2009년생)은 Z-알파 경계선에 끼었다고 보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도 길다. 작년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세계 평균의 2배인 세계 2위였다. 이 중 10대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수 앱을 자유롭게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정보습득이 빠른데다, 나이와 상관없이 돈을 벌거나 소비할 수 있는 경로도 이전보다 많아졌다.

유튜브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에이블리 등을 통해 물건을 파는 '학생 사장'들의 콘텐츠가 있다. 요즘 10대는 아이돌 가수의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제작해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앱에서 판도 한다. 한정판 운동화를 팔아 돈을 버는 슈테크도 10대가 관심있는 재테크로 꼽힌다. 

이러한 전반적인 세대 분석과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설명한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알파 세대의 부모 세대가 일반적으로 M세대가 된다는 점 "외에도 "현재 10대의 성장환경에 따라 금융생활 니즈가 이전 대비 확대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측면에서 가까운 과거로 시간을 돌려보면 2020년경 10대 대상 체크카드가 봇물처럼 쏟아진 적이 있었다. 이해 4월 27일부터 법적으로 후불 교통기능이 들어간 체크카드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대가 종전 만 18세 이상에서 만 12세 이상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대부분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흐름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불법인 '엄빠 카드(부모 카드를 빌려쓰는 것)'의 종말을 앞당겼다는 평이 있었다. 이러던 중 카카오뱅크가 '미니'로 대박을 터뜨린 것도 대형 시중은행과 카드사, 핀테크까지 속속 가세하게 된 주요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나은행 아이부자 카드, 삼성카드 iD 포켓 카드, 신한은행·신한카드 신한 Meme(밈) 카드, 신한 마이 틴즈 카드, 토스 토스 유스카드,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머니카드3 플레이트. (사진=각 사 및 홈페이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나은행 아이부자 카드, 삼성카드 iD 포켓 카드, 신한은행·신한카드 신한 Meme(밈) 카드, 신한카드 마이 틴즈(My TeenS) 카드, 토스 토스 유스카드,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머니카드3 플레이트. (사진=각 사 및 홈페이지)

■ 교통카드 차원 넘어 넓어진 선택의 폭...금융사 기대효과는 락인 

이에 따라 불과 1년 새 10대 금융시장은 교통카드 차원을 넘어 모바일 플랫폼과 연결된 형태로 급속히 커져가고 있다. 참고로 만 14세 미만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스스로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할 수 없다. 이에 만 14세 미만 금융 서비스는 법정대리인 동의를 거치는 식으로 제공된다.  

또한, 선불카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전자금융거래법에 각각 준거하고 있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업자 등 금융회사가 발행할 수 있고, 선불전자지급수단은 금융회사를 포함해 전자금융업자도 발행이 가능하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카카오페이는 전자금융업자다. 

작년에는 삼성카드, 신한카드가 각각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으면서 신용카드인 '청소년 가족카드'도 등장했다. 부모의 신용카드를 일시적으로 소지하는 등에 따른 위험과 불편을 줄이고, 청소년 안심업종을 특정해 할인혜택 및 실시간 이용내역 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토스도 작년 12월 '토스 유스카드'를 선보이고 만 7세~16세 고객 기반 확대에 나섰다. 토스는 20·30·40대 고객 기반이 70% 내외로 MZ세대 사용자가 많고 토스유스 카드 출시 이전에도 10대 청소년이 가장 많이 쓰는 금융앱으로 손꼽혀왔다. 10대 이용자는 1월 현재 100만명 이상이다. 

같은 달 카카오페이도 '카카오페이머니카드3'을 선보였다. 그간 MZ세대를 겨냥해 카카오페이머니카드를 출시해왔는데, 세 번째 시리즈부터는 발급연령을 만 14세 이상으로 넓혔다. 시리즈 2까지 누적 발급 200만장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는 사용자 연령대별 구체적인 숫자·비율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락인효과(기존에 쓰던 것을 선택·유지하는 현상)'를 기대한다고 설명한다. 대형 금융사 한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청소년 고객을 미리 확보하면 이들이 성인이 돼서도 처음 이용한 금융사를 계속해서 이용하게 되는 락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혜 연구위원도 "몇 년 전만 해도 10대의 유일한 금융수단은 '교통카드'란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온라인 곳곳에서 10대 소비자 니즈가 크게 달라진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사의 경우 락인효과를 감안해 당연히 이 시장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삼성은 신용카드·신한은 투트랙...토스·카카오페이 행보도 눈길   

삼성카드는 작년 7월 청소년 가족카드를 오픈했고, 이해 12월 10대 맞춤형 상품인 'iD POCKET(포켓) 카드' 3종을 출시했다.

iD 포켓 카드는 만 12세 이상~만 1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신청하면 자녀 명의 실물카드가 발급된다. 자녀의 안전한 신용카드 사용을 위해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실시간 이용내역 알림을 제공한다. 신용카드 특성을 살려 상대적으로 혜택이 크다는 특징도 있다.

전월 이용금액·할인 한도 없이 이용금액의 기본 1%를 할인하고 청소년이 많이 쓰는 ▲편의점 ▲배달앱 ▲델리(쉐이크쉑, 서브웨이,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 ▲커피전문점에서도 기본 1% 할인혜택 및 전월 이용금액이 10만원인 경우 8%가 결제일에 할인된다.  

여기에 자녀의 안전한 카드 사용을 위해 부모의 실시간 알림 확인이 가능하고, 이용한도도 한달 10만원까지로 엄격히 제한된다. 이용도는 부모회원 요청 시에만 월 50만원까지 늘릴 수 있다.  

결제는 오프라인의 경우 대중교통, 문구, 서점, 편의점, 학원, 병원, 약국, 식음료 업종에서만 가능하고, 온라인은 배달앱, 서점 등에서만 가능하다. 발급 신청 시 자녀 명의 휴대전화 인증이 필요하고, 연회비는 1000원이다. 

신한카드도 작년 7월 가족 청소년 신용카드인 My TeenS(마이 틴즈) 3종을 출시했다. 이어 10월에는 신한은행과 함께 신한 Meme(밈) 4종을 각각 선보였다. 신한 밈은 만 14~18세만 이용 가능한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신한플레이 앱과 신한 쏠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신한 밈도 지난주 가입자수 11만명을 돌파했다. 신한 밈은 송금,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등 기능을 제공하고, 10대가 자주 쓰는 편의점, 음원 스트리밍, 앱마켓에선 이용액의 5%를 포인트로 특별적립한다. 신한플레이에서 스마트폰을 흔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쉐이크 & 슬라이드' 기능도 탑재했다.

토스는 작년 12월 만 7세부터 만 16세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실물카드인 '토스유스 카드' 5종을 출시했다. 토스 유스카드는 토스머니(선불전자지급수단) 충전을 통해 국내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만 14세 미만은 토스앱에서 보호자 동의를 거쳐 발급할 수 있다.

또한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온라인 결제의 경우 청소년 안심업종에 한해 만 14세 이상만 가능하다. 아울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을 통한 간편결제도 가능하다. 토스 앱에서 소비내역 관리와 결제알림 등 편의 기능도 제공된다. 카드이용은 만 19세까지 가능하고, 이후에는 자동으로 해지된다.  

카카오페이는 작년 12월 '카카오페이머니카드 3' 4종을 출시했다. 이 카드는 카카오 캐릭터인 '라이언'과 '춘식이' IP(지식재산)를 기반으로 실물카드를 제공한다. 혜택은 '어디서나 적립팩', 'MZ라이프팩' 두 종류다. 적립팩은 실적·한도제한 없이 결제액의 0.3%를 카카오페이포인트로 적립해준다. 

MZ라이프팩의 경우 브랜디, 하이버,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리스, 여기어때, CGV, 번개장터, 카카오프렌즈에서 최대 3만포인트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카드결제 한도를 하루 또는 한달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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