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대표는 유임...동갑내기 KB증권 대표들의 운명은?
삼성증권 대표는 유임...동갑내기 KB증권 대표들의 운명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2.11 0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63년생 장석훈 사장도 뉴 삼성 이어가
KB도 자회사 CEO 인사시계 초읽기 돌입
세대교체냐 구관이 명관이냐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증권)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자료=삼성증권·홈페이지 캡처)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삼성증권 장석훈 대표가 유임에 성공하며 장 대표와 동갑내기인 KB증권 박정림, 김성현 두 대표의 연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KB금융이 자회사의 맏형격인 KB국민은행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기에 더욱 주목된다.

■ 삼성 금융사 변화 속 안정의 축, 장석훈 사장 유임 성공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했다. 

장석훈 대표는 1963년 10월생으로 30년 가까이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에 몸담고 있는 정통 삼성맨이다. 1995년 삼성증권 입사 후 기획, 리스크관리팀장, 인사팀장, 전략인사실장, 삼성화재 인사팀 담당임원,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다. 

작년 초 리더십과 역량을 인정 받아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어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해 2024년 3월 18일까지 추가로 임기를 부여 받았다. 하지만 올해 연말 인사 키워드로 급부상한 '뉴 삼성' 기조 속 유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던 상황이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맏형인 삼성전자 사장단을 전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 금융 계열사들도 미래사업에 속도를 내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역대급 물갈이가 실현될 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전해진 삼성증권 사장 인사 유임 소식은 그간의 역대급 성과와 공로 인정이라는 측면에서 남은 증권사 CEO 인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에 이어 삼성그룹까지 증권 수장은 '세대교체' 대신 '구관이 명관' 공식을 선택했다. 

장 대표 취임 후 삼성증권은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올해도 매 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고 탁월한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며 고객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성원에 보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증권은 올해 1~3분기 누적 1조11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 대비 65% 급증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1조2505억원)을 바짝 추격하면서 한국투자증권(1조639억원), NH투자증권(1조601억원)을 앞질렀고 키움증권(9607억원)은 가볍게 따돌렸다. 

삼성증권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자산관리의 명가(名家) 입지도 더욱 공고히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운용 수수료 전액 면제를 선언,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머니무브(자금이동) 선봉장에 섰다. 삼성증권의 리테일 고객 자산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303조원에 달한다.

비재무적 지표에서는 장 대표의 핀테크적 혁신 공과도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증권업계는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국내외 디지털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투자자 증가세에 대응해야 하는 것이 주요 대응 과제였다. 

동시에 '매수/매도', '반대매매' 등 증권용어나 '공모주 청약' 등 주식거래가 서툰 주린이(주식+어린이), 투린이(투자+어린이) 군단을 케어해야 하는 특명도 주어졌다. 올해는 토스증권의 MTS 출시, 카카오페이증권 MTS 출시(예정) 등 핀테크 증권사의 리테일 시장 진출에 바짝 대응해야 하는 원년이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6월 초보 주식 투자자를 위해 간소화·맞춤형 기능을 집약한 차세대 MTS '오늘의투자(O2·오투)'를 출범시키는 발 빠른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오투는 국내주식, 해외주식을 아울러 '누가 해도 쉬운 투자'를 지향한다.

기존 삼성증권 MTS인 엠팝 기준 전체 조회수의 86%를 차지하는 '총잔고', '보유종목', '관심종목', '리포트', '이벤트' 등 주요 기능들을 홈 화면에 집중 배치해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매수 대신 '바로투자', 매도 대신 '팔기', '주문가격과 수량을 입력하세요' 등 쉬운 투자 언어로 진입 장벽도 낮췄다.  

(자료=삼성증권 오투)
(자료=삼성증권 오투)

삼성증권은 올해 IPO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IB 실적을 전년 대비 65% 성장시켰다.

작년 IPO 대어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올해는 카카오페이 대표주관 업무를 수행했고, HK이노엔, 일진하이솔루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큐라클 등 여러 빅 딜을 소화하며 공모주 청약 흥행도 끌어냈다. 고객 편의를 위해 초대형 IB 중 최초로 '야간 청약'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업계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올 한해 MZ세대 등 주식 투자자들의 트렌드를 굉장히 잘 캐치했다는 평판이 만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함께 KB증권이 초보 투자자 친화적인 MTS를 따로 만들고 운영 중이다. 일부 증권사에만 허용되던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금융위원회가 올해 9월 전면 허용한 가운데, 두 증권사는 가장 빠르게 앞다퉈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도 최근 시작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사들은 MAU(월간활성이용자) 확대를 넘어 그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MAU당 가치를 차별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실제 기업 실적은 물론 기업 가치의 차별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 산업의 변화 속에서 한국도 예외는 아니며, 금융사의 밸류에이션에 있어서도 이익, 자본보다 MAU/이용자 경험이 중시되는 시대에 도래했다는 진단이다. 

다만 증권업 특성상 IB부문 등 플랫폼 전략은 물론 핵심 사업부의 네트워크 저력도 중대하다. 이런 점들을 종합 감안하면 앞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KB증권 수장 인사도 각자대표 연임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KB증권의 양날개, 명장 박정림·김성현 대표 인사도 촉각  

KB증권은 국내 리딩 금융지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금융지주의 증권 자회사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의 이번 임기는 오는 31일 만료된다. 두 대표는 2018년 말 첫 임기로 2년을 받고 우수한 경영 실적에 힘입어 작년 말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진=KB증권)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진=KB증권)

KB금융 계열사 CEO 후보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위원장) 및 사외이사 3인, 비상임이사 1인으로 구성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결의한다. 작년 대추위는 12월 18일에 열렸다. 이번 연말 인사도 예년과 비슷하다면 이르면 다음 주 후반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1일 발표된 KB국민은행 인사 윤곽을 단서로 KB증권 각자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저울질하기도 한다. 앞서 국민은행 인사를 통해 시사된 KB의 '세대교체' 바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KB증권의 경우 나이가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박 대표와 김 대표는 각각 1963년 11월생, 8월생으로 동갑내기다.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CEO 평균이며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와도 같은 나이다. 

KB증권은 박정림 대표·김성현 대표 취임 후 본격적인 고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자대표 체제에서 박 대표가 경영관리와 WM(자산관리), 자산운용(S&T) 부문을, 김 대표가 IB(기업금융), 기관영업(홀세일), 글로벌 사업총괄을 맡고 있다. 

KB증권의 영업이익은 2018년 2351억원→2019년 3228억원→작년 5737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었다. 올해는 1~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대비 64.8% 증가한 729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박 대표도 핀테크적 감각을 뽐내며 KB증권의 자산관리 명가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박 대표는 환전 없이 원화로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글로벌 원마켓' 서비스를 도입, 환전 수수료를 없앴다. 이 서비스는 2019년 출시 후 2년이 채 안 돼 가입자 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 속에서 VIP 고객들의 기업경영과 자산관리에 최적의 투자솔루션을 제공하는 '2021 프리미어 써밋' 행사를 9개월간 진행해 성공리적으로 마무리했다.  

박 대표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올해 8월 출시된 차세대 간편투자 MTS 'M-able 미니(마블미니)'도 손꼽힌다. 마블미니 역시 '쉬운 투자'를 지향하는 동시에 전문가가 분석하는 종목을 라이브 방송으로 보면서 바로 주식을 주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함께, 고객들의 차별화된 자산관리를 위해 선보인 '프라임 클럽'도 업계 최초의 구독경제 모델로 큰 주목을 받았다.

(자료=KB증권 마블미니)
(자료=KB증권 마블미니)

특히, KB증권은 우리나라 주식 투자 인구 1000만 시대 개막과 다수 IPO 주관, 고객 증가세에 발맞춰 240억원 규모의 통큰 시스템 투자도 단행했다. 

이를 통해 고객 동시접속 수용인원을 최대 130만명으로 늘렸고, 대어급 공모주 상장일 증권업계의 불문율로 여겨져온 MTS '먹통' 현상도 없애줬다. 카카오뱅크 청약 전쟁을 계기로 KB증권의 전산 시스템 안정성도 입소문을 타 MAU도 대폭 증가했다. 

김성현 대표의 IB 공과도 눈부셨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KB증권은 올해 IB 부문에서 훨훨 날아 내년 실적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증권은 증권업계 1위 지위인 DCM(채권발행시장) 부문 대비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 받던 ECM(주식발행시장)에서도 강자로 우뚝 섰다. 

김 대표는 수년간 KB증권의 DCM 독주를 이끌어왔다. KB증권은 올해도 3분기까지 DCM 부문 업계 1위를 수성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기아, LG화학, KT, SK 등 여러 대기업들의 ESG채권 발행에 참여했고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가스공사의 글로벌본드 발행에서도 공동대표주간사 역할을 수행했다. 

ECM도 강자로 급부상했다. KB증권은 1~3분기 대한항공, 한화솔루션, 포스코케미칼, 대한해운, 코스댁스, 엘앤에프·맥쿼리인프라 등 유상증자 딜에서 실적을 쌓았다. 두산인프라코어, 교보생명 등 대형 인수금융 딜에도 참여했다. 프로젝트금융도 물류단지, 지식산업센터 등 비거주 부동산 딜 비중을 늘렸다.

IPO 활약상도 두드러진다. 카카오뱅크 상장에서 대표 주관사로 활약했고,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공동 주관업무를 수행했다. 연초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한화종합화학, CJ올리브영, ADT캡스 등 다른 대형 딜도 줄줄이 수임했다. 

당초 KB증권 인사의 가장 큰 변수는 라임펀드로 인한 징계가 꼽혀왔다. 이와 관련해 작년 1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김 대표가 '주의적 경고'를, 박 대표가 '문책경고'를 받았다. 그런데 이를 확정하는 금융위원회 제재 결론이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사법 리스크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