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백서_제약 ④ 종근당그룹] 창업주 2세 이장한 회장 체제… 소유 ‘따로‘ 경영 ‘따로‘
[지배구조 백서_제약 ④ 종근당그룹] 창업주 2세 이장한 회장 체제… 소유 ‘따로‘ 경영 ‘따로‘
  • 이시아 기자
  • 승인 2021.11.26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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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이장한 회장 미등기임원으로 상근하며 회장직 유지
지주사 종근당홀딩스는 전문경영인 체제

[편집자 주] 화이트페이퍼는 기업의 경쟁력의 시발역이자 종착역인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는 [백서]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지배구조의 모습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의 양태가 달라지고, 지속가능 경영 형태가 변화합니다. 21세기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주뿐만 아니라 근로자, 고객, 협력회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커졌고,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경영 결정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영 결정의 핵심 요체인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일은 기업을 바라보는 첫 번째 도구입니다.
맨 먼저 제약 기업의 지배구조 백서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120여 년 전, 구한말 태동한 국내 제약 기업들은 업력에 비해 산업 규모가 성장하지 못한 업종입니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 붐’에 힘입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약기업들의 도약에 구름판이 될 지배구조를 살펴봄으로써 그 미래를 그려볼 계획입니다.

[화이트페이퍼=이시아 기자] 종근당그룹은 1941년 창업주 故 이종근 회장이 개업한 궁본(宮本)약방이 전신으로 1946년 종근당약방으로 상호를 변경한 뒤 1956년 종근당제약사로 법인 등록하며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 1993년 이종근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남 이장한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았다.

2013년 11월 투자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존속법인 종근당홀딩스와 의약품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종근당으로 인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그해 12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상장됐다. 이 때부터 당시 종근당그룹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구조가 확립되기 시작했다.

종근당홀딩스는 자회사로 종근당(지분 24.42%), 종근당바이오(39.11%), 종근당산업(57.55%), 종근당건강(51.00%), 경보제약(43.41%), 벨커뮤니케이션즈(51.00%), 벨이앤씨(42.38%), 벨아이앤에스(40.00%) 등을 두고 있다.

■ 종근당그룹 최대주주 이장한 회장… 소유와 경영은 ‘분리‘

종근당그룹은 2013년 창업주 故 이종근 회장의 장남 이장한 회장이 종근당, 종근당 바이오의 등기이사직과 공동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창업주 2세 이장한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상근하며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종근당홀딩스 지분 33.73%(168만9586주)를 보유하고 있는 종근당그룹의 최대주주다. 이 회장의 부인인 정재정씨가 5.82%(29만1575주), 장남 이주원씨가 2.35%(11만7600주), 장녀 이주경씨가 2.04%(10만2000주), 차녀 이주아씨가 2.01%(10만750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장 일가의 지분 보유량은 총 45.95%에 달한다.

‘이 회장과 특수 관계인→종근당홀딩스→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출자 체계를 뼈대로 그룹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 하에서 오너 일가는 지분을 소유만 하고 있고 그룹은 전문경영인이 도맡아 하고 있다. 8년 째 이어지고 있는 전문경영인 책임경영 하에서 종근당은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면서 성과와 미래비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쫓고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서 종근당그룹의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태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김태영 신임대표는 1997년 종근당에 입사해 24년간 종근당, 종근당바이오 등에서 기획·재무·관리 총괄 등 각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10년에는 CKD창업투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2018년부터는 경보제약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물론 이장한 회장이 지주회사인 종근당홀딩스를 비롯해 종근당, 경보제약 등 주요 계열사에 상근 회장(미등기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완벽한’ 소유∙경영 분리 체제라고 할 순 없지만 전문경영인 책임 경영으로 인해 경영 투명성이 높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종근당그룹은 오너 일가의 사회적 물의로 인한 오너 리스크에 노출되기도 했으나 소유와 경영 분리 체제가 자리잡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안정적인 지배구조 하 강점은 탄탄한 영업력∙신약개발

종근당은 2019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대형 제약사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마케팅‧영업업이 어려웠음에도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으로 1조 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3분기 누적매출은 9788억원으로 무난히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의 강점은 영업력과 신약개발 능력이다. 영업경쟁력으로 코프로모션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높은 R&D 비율은 다양한 국내 최다 임상승인건 수를 보유하게 된 배경이다.

코프로모션은 한 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다른 기업이 가진 유통과 영업망을 활용해 판매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종근당은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과 프롤리아주(골다골증) 등 다수 오리지널 신약을 도입했다. 특히 HK이노엔과 공동판매하는 케이캡은 2024년까지 고마진 구조로 계약해 수익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합성신약부터 바이오신약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은 합성신약 8건, 바이오신약 1건, 바이오시밀러 1건, 개량신약 5건이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은 CMT(사르코마리투스)치료제 ‘CKD-510’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다. CKD-510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혁신 신약 물질로 현재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CKD-702는 cMET와 EGFR를 동시 타겟하는 이중항체로 국내 임상 1상 파트 1 단계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만 약 150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22건의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개량신약 등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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