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기성세대에 놓는 `똥침`
청소년들이 기성세대에 놓는 `똥침`
  • 북데일리
  • 승인 2005.07.25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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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반 - (수업에 들어온 교사의 말에 의하면) 자신이 속한 반보다 못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잘하는 것만 있는 학급이다. 공부면 공부, 학업 분위기면 학업 분위기 안 되는 게 없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그 선생님은 다른 반에 가서도 같은 이야길 할 거라고 생각된다. `다른 반 애들은 얼마나 조용한 줄 알아?`"

"이비에스 - 사교육을 견제하기 위해 정부에서 개발한 비밀 병기. 지나치게 빨리 개발한 탓에 허점투성이이나 정작 개발진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비에스가 학원가를 초토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올해 인터넷을 강타했던 `학교대사전`(2005. 이레) 내용중 몇 대목이다. 사전 형식으로 입시문제, 학교문제, 교육정책 등을 패러디로 빗댄 책은 온라인 세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 `학교대사전`이다.

책은 크게 다섯 개 장으로 나눠진다. 시편, 속담과 성어 등을 담은 `사전편`을 비롯 인물감상, 개작산문, 생활기록부, 에필로그로 꾸며진다.

책이 범상치 않음은 `일러두기`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전은 반드시 유머감각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 "이 사전은 객관적이지 않다"처럼 일반 사전과 달리 읽어야 함을 강조한다. 표준어 `만날` 대신 `맨날`로 표기한 이유에 대해선 "`짜장면`과 같은 맥락"이라고 넘긴다.

본문을 열면 폭소의 연속이다. `가방`은 `도난의 대상 중 하나`로, 개교기념일은 `일년에 한 번 학교가 학생들을 기쁘게 해주는 날`로 풀이된다. `정말로 사악한 학교는 이날도 수업한다`는 `Note` 또한 재미있다.

교무실은 `학교를 주름잡는 선생이란 무리의 소굴`이며 교사 초년생은 `교생과 구별이 힘든 소장파 교사`를 뜻한다.

속담 성어에도 저자의 번뜩이는 재치가 넘친다. `가까운 길 버리고 먼 길로 간다`는 `정문에 두발 복장 단속이 있어서, 멀긴 하지만 단속이 없는 후문으로 간다`는 뜻이다. 교과서에 실린 박두진 사진을 보면서 `얼짱 각도`라고 쓴 것도 웃음짓게 만든다.

책이 단순히 재미만 주는 것은 아니다. 웃음속에 순간순간 비치는 비수가 날카롭다. `교육부 장관 교체제`라는 낱말은 `교육제도의 참신성을 위해 교육부 장관을 자주 바꾸는 제도`라고 풀이해 정부를 비꼰다.

`교장의 직속부하로 쓰레기를 발견하면 스스로 줍지 않고 꼭 학생들을 시킨다`는 `교감`의 뜻풀이에선 권위주의 비판이 느껴진다.

저자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백인식, 이세준, 주덕진 이렇게 세 사람이다. 이세준군이 중학교 시절 읽었던 `악마의 사전`을 모태로 저술 작업이 이뤄졌다. 악마의 사전은 미국의 작가 비어스가 쓴 약 2천여개에 달하는 경구와 짧은 수상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 `월요일`은 `그리스도교 나라에서의 야구시합 다음날`로 정의돼 있다.

한편, SBS `생방송 세븐데이즈`는 22일(금) 밤 8시 55분 특수목적고 열풍을 다룬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특목고 전문학원들은 성수기를 맞았다. 학원들이 내건 구호는 `I`m 13!`. 초등학교 6학년인 13살때부터 특목고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취재진 조사에 따르면 국제고와 과학고 설립 계획이 발표된 종로구와 구로구 지역 집값이 발표 당일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목고 한 학년 학생의 부모직업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임원, 교수, 고위공직자가 다수를 차지했고, 학생들은 영어유치원, 해외연수, 개별과외 등 사교육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대입전초 기지로 변질된 특목고를 방송에서 조명할 예정이다. [북데일리 김대홍 기자] paranthin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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