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마저…서울 부동산시장, 역대급 기록 쓸어 담았다
소형 아파트마저…서울 부동산시장, 역대급 기록 쓸어 담았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9.29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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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40㎡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 '역대 최고'
빌라·고급아파트 모두 올랐다…'문재인게임' 풍자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전세와 매매를 막론하고 치솟고 있는 가운데 역대급 기록이 매일 쏟아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집값을 잡고자 스물 다섯 차례에 이르는 부동산 대책이 이어졌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 서울 소형 아파트 매입, 통계 조사 이래 최고

29일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시 내 전용면적 40㎡ 이하 아파트의 매입 비중은 12.3%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이들 면적의 아파트는 가격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서 이 같은 급등세가 관찰됐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은빛2단지’ 전용면적 39.69㎡는 지난달 30일 4억9500만원(9층)에 매매 계약서가 쓰였다. 이 단지는 같은 층이 지난해 8월 7일 3억1000만원에 팔린 바 있다. 1년 동안 1억8500만원이 올라 2억원에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전용면적 36.16㎡(15층)도 전년 대비 1억7400만원 오른 5억46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동일 면적 14층은 지난해 8월 27일 3억72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이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노·도·강 외에서도 일부 나타났다. 구로구 신도림동 ‘미성’ 전용면적 37.91㎡는 지난해 8월 10일 5억5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8월 25일에는 7억3000만원(12층)에 팔렸다. 1년간 2억2500만원이 뛴 모습이다.

■ 빌라·아파트·분양 모두 역대…'문재인게임' 풍자

소형 아파트 매입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들어 '역대 최고·최다·최대' 등의 수식어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흔한 표현이 됐다.

먼저 지난 29일 서울의 3.3㎡당 빌라(연립·다세대)값이 4년 전 이 지역의 아파트값을 추월했다는 자료가 나왔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의 빌라 중위 매매 가격은 203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986만원) 대비 상승률만 보면 2.6%로 낮아 보일 수 있다. 다만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점은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아파트를 넘어 중저가 주택까지 파급됐음을 시사한다.

중저가 주택과 동시에 고급 아파트 매매값도 역대 최고 수준을 꾸준히 경신하고 있다. 이달 26일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15층이 역대 최고가에 팔린 사실이 알려졌다. 매매 계약서에는 42억원이 찍혔다. 지난 6월 39억8000만원(10층)에 새 주인을 맞은 지 3달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값이 2억2000만원 뛴 셈이다.

21년 만에 최다 청약자가 몰린 분양 단지도 나왔다. 28일 진행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1순위 청약에 13만1447명이 몰리면서다. 주변 시세를 고려했을 때 4억원의 차익이 예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값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맞물려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가운데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게임'을 풍자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주목받았다.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에 참가한 이들이 총 6개의 게임에 목숨을 걸고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화제가 된 영상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값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세태를 패러디했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 이용자는 이를 두고 "무서운 건 대한민국 국민은 한 명도 빠짐없이 문재인게임에 참여 중이라는 사실"이라며 "문재인게임에서 전세 제도는 반칙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6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에 대해 너무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달 초 국책연구기관이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한 지 20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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