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은행 대출 가파른 증가세...전세·투자·비대면 영향
2030 은행 대출 가파른 증가세...전세·투자·비대면 영향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9.24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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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은)
(자료=한은)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코로나19 이후 20·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자금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도 크게 확대됐다는 것이 한국은행 분석이다. 

■ 가계대출 증가 기여율 4050대 제치고 1위 

한은이 24일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가계부채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올해 2분기 12.8%로, 전체 9.1%, 여타 연령층 7.8% 대비 가장 높았다. 전체 가계부채에서 청년층 비중은 작년 말 27%까지 상승했고 올해 2분기에도 26.9%로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보면 전세자금대출이 21.2%로 가장 컸지만, 신용대출이 20.1%로 바싹 뒤를 이었다. 청년층의 대출 증가율은 2019년만 해도 전세가 30.5%, 신용대출이 5.5%로 5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지금은 그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모습이다.  

대출 증가 속도도 청년층이 가장 빨랐다. 2분기 기준 대출 증가 기여율을 보면 청년층이 41.5%로, 같은 기간 40~50대 장년층(29.6%)과 60대 이상 노년층(29%)를 훌쩍 웃돌았다. 2018~19년에는 장년층이 41.3%, 청년층(30.4%)보다 높았는데 불과 2년여만에 반대 양상이 됐다.     

보통 청년층 대출은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아 전세자금대출 비중(25.2%)이 타 연령층(7.8%)보다 크게 높고 주담대 비중이 낮은 것 등이 특징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자산시장과 연계한 대출 증가세가 빨랐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청년층의 전세대출 증가율은 2019년 30.5%, 작년 29.5%로 해마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종류별 증가 기여율(2018~19년 대비 지난해 이후)은 ▲전세대출이 25.4%→22.3%로 소폭 하락한 반면 ▲주담대가 1.5%→8.3% ▲신용대출이 6.6%→13.7%로 뛰었다. 

■ 자산시장 연계 대출 지적...은행권 비중 70%  

한은은 청년층의 부채 증가 원인으로 주택구입 수요 증대, 신용대출에 의한 주식투자 수요 2가지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상 '투자' 등과 같은 '기타' 목적의 신용대출 비중은 20대가 19.8%에서 25.3%, 30대가 11.8%에서 20.7%로 모두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중 청년층 거래비중은 36.6%를 차지했고, 6개 증권사(미래·KB·NH·한투·키움·유안타)의 지난해 신규계좌(723만개) 중 20~30대는 54%(392만개)를 차지한 바 있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청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담대도 증가했다"며 "지난해부터 주가 상승 및 주요기업 IPO(기업공개) 등 영향으로 개인의 주식투자가 확대되면서 청년층이 신용대출의 일부를 주식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입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자산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위험에 취약할 수 있으며, 부채부담 등으로 건전한 소비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신용대출 목적을 20대(29세 이하), 30대(30~39세)로 나눠보면 편차는 있었다. 30대는 주택구입이 29.3%로 전년 대비 1%p 확대에 그쳤고 전월세 보증금 마련 목적은 3.6%p 줄었다. 반면 20대의 목적은 전월세 보증금 마련이 44.9%로 가장 컸고 2019년(39%)보다 더 커졌다.  

청년층 취약차주 비중은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올해 2분기에도 타 연령층보다 높은 6.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저소득 차주비중이 24.1%로 다른 연령층(14.4%) 대비 높았다.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청년층이 37.1%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대출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청년층의 은행권 이용이 늘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청년층 대출에서 은행권 비중이 69.8%로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상반기 신규 신용대출 중 비대면 비중은 하나은행 88%, 우리은행 67.3%, 신한은행 61%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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