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들의 심기일전...하반기 청사진에 '속도' 더한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심기일전...하반기 청사진에 '속도' 더한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7.1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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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우리금융 하반기 전략회의→생존 본능 리더십 눈길 
(사진 왼쪽)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일 2021년 하반기 KB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ESG경영과 No.1 디지털플랫폼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열린 '제1회 신한문화포럼'에서 '리부트(RE:BOOT) 신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각 사)
(사진 왼쪽)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일 2021년 하반기 KB금융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ESG경영과 No.1 디지털플랫폼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열린 '제1회 신한문화포럼'에서 '리부트(RE:BOOT) 신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융그룹 수장들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일제히 '속도'를 강조하고 나섰다. 배경에는 전 금융권을 침투 중인 테크 기업들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함께 'MZ세대와의 소통'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미래 금융에서 패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금융지주들의 반격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 금융지주 회장들 새 판 짠다...모든 변화의 대응은 신속하게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7일 '제1회 신한 문화포럼'을,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 9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와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각각 개최했다. 

공통적으로 그룹 전 경영진들이 하반기 경영 아젠다 등 전략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으로 마련된 자리다.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도 이달 중 같은 취지의 회의를 치를 예정이다. 

회의를 먼저 진행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일제히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들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리더십과 조직 운영의 '초가속화'를, 손 회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속도'와 '기업문화'를 하반기 경영전략 키워드로 각각 제시했다. 

조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본부장들에게 "리더들이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갖추고, 적재적소에 충분한 권한을 부여해 조직의 스피드를 '초가속화'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손 회장도 "코로나 상황 속에서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로 모든 생활 양식이 급변하고 시장 예측이 불가능해졌다"며 "하반기 우리금융그룹이 모든 사업에서 최고의 속도를 내고, 획기적 전략으로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렇듯 금융지주 회장들이 '속도'를 강조하고 나선 데는 네이버·카카오 등 금융업에 진출한 신생 사업자들에 대한 경계심이 자리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일 개최된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일 개최된 2021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 쏟아지는 도전들...혁신 키워드로 'MZ세대 공감·격려·소통' 부상        

당장 다음달 5일과 12일에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상장할 예정으로, 시장이 평가하는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의 가치가 나올 전망이다. 공모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각 사가 책정한 공모가 하단을 기준으로 총 23조8914억원에 이른다. 현재 금융주 시총 1위인 KB금융과 대등하거나 앞설 수 있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74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자회사 토스뱅크도 오는 3~4분기 중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월 토스증권에 이어 연내 카카오페이증권의 MTS 출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자산이나 순이익 등 규모 면에서는 현재 각 5대 금융그룹에 견주기가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카카오뱅크가 467억원, 카카오페이는 12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조2701억원, 신한금융은 1조1919억원, 하나금융은 8344억원, 우리금융은 6716억원, 농협금융은 604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주요 테크 기업이 가진 젊은 조직 기반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민한 업무 추진력은 벤치마킹 과제로 꼽히고 있다. 또 MZ세대 고객 비중이 높다는 점 등에서 디지털 파급력은 향후 변수로 거론된다. 금융그룹 수장들이 생존 과제로 부상한 'ESG 경영'과 함께 'MZ세대'를 언급한 이유다. 

손 회장은 이번 워크숍 직후 그룹 임원진 및 MZ세대 직원들과 세대 공감을 주제로 퀴즈를 풀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그는 "MZ세대는 이제 그룹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이끄는 주축 세대인 만큼,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이 디지털 일류 그룹으로 새롭게 재가동한다는 의미로 '리부트 신한(RE:BOOT)'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최신 트렌드를 잘 아는 MZ세대 직원들이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앞장서 열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의 중요성을 말했다. 또 "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KB 고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분들께 늘 '혜택, 편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No.1 금융플랫폼'으로 인정받도록 전 경영진들이 결기를 가지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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