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된 적자’ 전략에 투자 한다… 아마존 효과 통할까?
‘의도된 적자’ 전략에 투자 한다… 아마존 효과 통할까?
  • 이시아 기자
  • 승인 2021.05.17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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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성장 속 적자 탈피는 아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이시아 기자] '쿠팡과 마켓컬리는 언제쯤 이익을 낼 수 있을까'

쿠팡과 마켓컬리는 엄청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적자 행렬을 이어오고 있다. 쿠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마존의 성장 방식을 따르고 있는 곳이다. 아마존은 창업 초기 수년간 적자 누적을 감수하면서 직매입과 저가 정책, 타사 대비 빠른 배송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했다. 쿠팡 역시 직접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직매입 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배송 시간을 단축해 고객 만족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공격적 투자로 단기적 수익성 개선을 포기하더라도 고객 체험을 늘리고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도된 적자’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마켓컬리도 미국 증시 상장을 노리며 흐름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경영 전략을 틀어 비식품 상품 비중을 늘리고, 최저가 가격 정책을 선호하며 몸집 키우기에 분주하다. 여기에 수도권 지역으로 제공됐던 새벽 배송 서비스도 충청권을 시작으로 연내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도 도입했다. 과일·채소·정육 등 60여 가지 식품을 1년 내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온라인몰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로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 ‘언제 이익을 낼 것인가’란 질문에 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 아마존 방식이 과연 통할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 눈덩이 적자 어쩌나… ‘약’일까 ‘독’일까?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42억686만달러(약 4조7천348억원)로, 전년 대비 74% 급증했다.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2억9천503만3천달러(약 3천321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0% 증가했다. 쿠팡 측은 일회성 주식 보상 비용, 판매관리 비용, 신규 물류 센터 설립과 같은 투자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켓컬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속적인 투자 유치로 현재까지 총 누적 투자 유치 금액만 4200억 원 정도다. 투자금액을 쏟아부은 덕에 몸집은 커졌다. 2015년 29억 원 수준이었던 연 매출은 2019년 4289억 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이 2019년 2389억, 2020년 2130억원 등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쿠팡이 상장으로 5조 원의 실탄 확보에 성공하면서 이커머스 판도가 순식간에 변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강해져 발걸음이 빨라진 모습이다.

■ 출혈경쟁 가속화하나

‘의도된 전략’이라지만 아마존의 성장 환경과 국내 환경이 달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마존은 e커머스 태동기에 창업해 시장을 선점한 반면 국내에는 이미 진입한 e커머스 기업들이 많아 비슷한 방식의 전략이 통할지 시선이 집중된다. 

또한 이커머스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두 기업이 매년 폭풍성장을 하면서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꼽힌다. 우선, 마케팅 비용이다. 티몬, 이베이코리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재무건전성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축소시킨 것과 달리 쿠팡과 마켓컬리는 오히려 지난해 광고비 지출을 대폭 늘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광고비로 1571억 원을 사용했다. 2017년 465억 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마켓컬리 역시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우는 등 광고‧마케팅에 148억 원을 사용했다. 매출액의 10%가량을 광고‧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 셈이다. 

그러나 적자 확대의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빠른(새벽)배송’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물류비와 인건비 등도 이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경제적 효율성보다 서비스 품질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거래 중개자 역할에 그치던 이커머스가 고품질의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직매입‧직배송 등 자체 물류 시스템까지 구축해 재고를 직접 관리하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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