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안, 안견, 신사임당...조선시대 화가 25명의 화첩
강희안, 안견, 신사임당...조선시대 화가 25명의 화첩
  • 임채연 기자
  • 승인 2020.10.30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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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리포트]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을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조선이 남긴 그림들>(경진출판, 2020)은 출생년을 기준으로 1400년부터 1599년까지의 화가 25명과 360여 점의 그림을 담았다.

당시 그림은 도화원(고려시대와 조선 초기 그림 그리는 일을 관장하기 위하여 설치된 관서)과 문인화가를 중심으로 그려졌다. 크게 중국 화풍의 영향을 받은 절파화풍(소상팔경, 설경산수 등)과 안견의 영향을 받은 안견파 화풍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주로 산수화, 대나무, 매화(난), 화조영모(花鳥翎毛), 포도, 소나무, 초충(草蟲) 등을 소재로 하였다.

그림의 기법으로 보면 모시나 종이에 수묵을 하거나 채색을 하는 방법이 대부분이다. 이 중 이정(李霆, 1554~1626)은 특이하게도 검은색을 바탕으로 금으로 그림을 그리는 흑견금니(黑絹金泥)라는 기법을 선보였다. 이 기법은 이징(李澄, 1581~1674?)에 의해 많이 쓰여졌다.

그림을 모아 시대 순으로 배열하는 것은 의미가 큰 작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역사와 민속을 통사적으로 간접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간단한 정보를 통해 이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한 예로 소를 보자. 김시의 <황우>, 이경윤의 <기우취적>, 이영윤의 <견우> <동자견우도>, 김식의 <고목우도> <목우도> <와우도> <우도> 등에 소가 등장한다.

그림 속 소의 생김을 통해 우리나라에 존재했던 소가 현 시기 황소(누런 소)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과 달리 매우 다양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그림들을 추적해 보면 우리나라에 주종을 이루는 소가 황소가 아니었음도 알 수 있다.

개 역시 마찬가지다. 그림을 보면 우리나라 주종을 이루는 개가 ‘똥개’나 진도개 등이 아니었다. 특히 이경윤의 <화하소구>는 삽살개를 그려놓았는데, 조선시대 개 그림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개가 삽살개다. 이어 1600년대부터 출생년을 기준으로 하는 화가들의 그림에는 다소 많은 개들이 나온다. 이를 통해 ‘똥개’나 진돗개는 일제강점기에나 볼 수 있는 개였음을 알 수 있다.

한 시대의 미술 작품은 당대의 삶을 웅변한다. 세월의 흔적이 쌓여있는 옛 작품 감상과 함께 그림 속의 민속, 박물, 수리, 지지, 역사, 풍속을 들여다보면 보는 재미가 두 배 될 듯하다.

책에 등장하는 화가는 다음과 같다.

강희안(姜希顔), 강희맹(姜希孟), 안견(安堅), 이상좌(李上佐), 신사임당(申師任堂), 김시(金禔), 이정근(李正根), 황집중(黃執中), 함윤덕(咸允德), 회은(淮隱), 윤인걸(尹仁傑), 이숭효(李崇孝), 이흥효(李興孝), 이경윤(李慶胤), 이정(李霆), 이영윤(李英胤), 어몽룡(魚夢龍), 최명룡(崔命龍), 윤의립(尹毅立), 윤정립(尹貞立), 이계호(李繼祜), 이정(李楨), 김식(金埴), 이징(李澄), 조속(趙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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