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로퍼 신화 이어가는 정의선…진짜 ‘솔루션’ 필요
갤로퍼 신화 이어가는 정의선…진짜 ‘솔루션’ 필요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0.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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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열린 현대자동차 미디어데이 행사장을 찾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열린 현대자동차 미디어데이 행사장을 찾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갤로퍼 신화를 일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시대가 저물고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막을 올린 지 2년이 지났다. 지난해 임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그는 “현대차그룹의 미래에는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될 것”이라면서 “서비스를 비롯해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고객이 우리 차를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차량 결함과 화재 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그가 강조한 솔루션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전기차 판매량 세계 4위…수소차는 1위

지난 4일 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7월까지 총 6만707대의 전기차(EV)를 팔았다.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4위다. 1위에 오른 테슬라(19만1971대)와 격차는 크지만, 지난해 대비 25%의 판매고 성장을 이룩해 4%대의 성장률을 보인 테슬라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수소연료전지차(FCEV) 판매량은 세계 1위다. 1808대가 팔린 지난해보다 59%가 더 팔려 총 2879대의 수소전기차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기 논란이 불거져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수소전기트럭 제조 업체 니콜라와 달리, 수소전기트럭 수출에도 돌입하면서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인 수소전기차를 선두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스위스와 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차 ‘넥쏘’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를 수출했다. 오는 2022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수소전기트랙터를 상용화하고 중국에서 중형 수소전기트럭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 코나 화재·제네시스 결함 지속…솔루션 필요

이처럼 국내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최근 연이어 악재가 낀 모양새다. 지난 4일 대구 달성군에서 발생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화재로 인해 전기차의 안정성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미래 모빌리티로 부상하고 있는 운송수단인 만큼, 현대차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출시된 코나 일렉트릭은 지금까지 13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충전 중 발생한 화재만 9건이다. 동급 차종인 기아자동차의 ‘니로 EV’는 현재까지 단 한 건의 화재 사고도 없었다는 점에서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지난 5일 “안전과 관련된 문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차량 사용자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충전 중 화재로 타버린 코나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8월 충전 중 화재로 타버린 '코나 EV' (사진=연합뉴스)

현재까지 밝혀진 사례를 통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원인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 혼입 ▲과충전 ▲과방전 ▲잘못된 충전 ▲외부 열에 의한 배터리 가열 ▲외부 충격 ▲손상된 배터리 충전 등으로 요약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작 결함 등 원인을 명확히 밝히는 게 중요하다”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 당시처럼 국토교통부가 땜질식 처방을 하게 되면 지난 2018년 BMW 화재 이슈로 주차를 금지한 일이 또 발생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배터리 화재 특성상 발화 원인까지 전소되기 때문에 한계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급화 전략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품질 논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올해 1월 출시된 제네시스의 대표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은 출시 이후 차량 결함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연료 공급의 핵심 부품인 고압연료펌프에서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흠집이 발견돼 시동이 꺼질 우려가 있어 총 8800대가 리콜조치됐다. 이 모델은 앞서 엔진이 심하게 떨리는 등 구매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2개월 동안 출고가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출시돼 올해 세 번째 완전 변경 모델이 나온 ‘G80’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전자 장비 불량, 차체 단차, 심한 엔진 떨림 등으로 무상 수리를 실시한 바 있다.

■ 수소 경제 전진하는 정의선, 수소차 로드맵 발표

이 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를 향해 일보전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수소차 로드맵 발표를 통해 미래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전기차량을 상용과 승용으로 구분 짓고 2024년까지 상용차 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한다. 또 이를 열차와 선박 등으로 확장하는 한편, 자가발전 시스템 양산 체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상용차 시장의 먹거리로 떠오르는 수소전기트럭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의 외연에서 벗어나, 수소연료전지를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 업체 ‘GRZ테크놀로지스’와 유럽 에너지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면서 자동차 외 영역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차가 지난달 16일 부산항을 통해 스위스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 및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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