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트럭 '니콜라' 회장 사임…드리우는 '테라노스'의 그림자
수소전기트럭 '니콜라' 회장 사임…드리우는 '테라노스'의 그림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9.2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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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주가 급락
니콜라 수소전기트력 (사진=연합뉴스)
니콜라 수소전기트력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미국 수소전기트럭 제조 스타트업인 니콜라 창업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20일(현지시각) 결국 사임했다.

니콜라는 이날 홈페이지에 트레버 밀턴 회장이 사임 의사를 이사회에 전했다고 공개했다. 밀턴 회장의 후임으로는 스티븐 거스키 제너럴모터스(GM)전 부회장이 임명됐다.

밀턴 전 회장은 "이번 사퇴의 초점은 제가 아니라 회사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니콜라를 지지해 주신 모든 직원과 투자자 및 파트너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의 공매도 전문 힌덴버그 리서치는 "니콜라가 대규모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면서 '니콜라: 수많은 거짓말로 미국의 가장 큰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법'이라는 제목의 67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니콜라가 수소전기트럭인 '니콜라 원'을 언덕에서 굴려 달리는 것처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니콜라는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곧이어 "자체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고 말해 조작을 일부 시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도 지난달 니콜라 원을 두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들어있지 않은 '빈 껍데기'라면서 니콜라가 생산시설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힌덴버그 리서치는 트위터에 관련 뉴스를 전하면서 "이것은 시작일 뿐"이라고 적기도 했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사진=트위터 갈무리

이처럼 니콜라가 사기라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테라노스'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테라노스는 '여성 스티브 잡스'로 불리던 스탠퍼드 대학 출신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가 2004년 세운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에디슨'이라는 혈액 진단 키트를 통해 250여가지에 달하는 질병을 혈액 몇 방울로 진단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발명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한때 이 회사의 가치는 90억달러(약 10조4000억원)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곧 거짓임이 드러나 홈스는 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벌금 50만달러(약 5억8000만원)를 내는 것으로 합의했다.

엘리자베스 홈스 테라노스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엘리자베스 홈스 테라노스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밀턴 회장이 사임하면서 니콜라에 1억달러를 투자한 한화그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11월 니콜라에 총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해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비상장사로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한화솔루션이, 한화솔루션의 지분 37.25%를 한화가 보유하고 있다.

이날 한화솔루션은 7.40% 급락한 3만9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화도 1.68% 내린 2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니콜라는 스티븐 거스키 전 GM 부회장이 만든 스팩(SPAC·기업 인수 목적 회사)이 회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테슬라와 더불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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