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얀센에 퇴짜 맞았던 바이오신약...1兆 원대에 수출 성공
한미약품, 얀센에 퇴짜 맞았던 바이오신약...1兆 원대에 수출 성공
  • 김새봄 기자
  • 승인 2020.08.05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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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비만·당뇨 치료제로 기술 수출했다가 퇴짜
권세창 대표 “신약개발에서 번번이 생기는 실패가 성과로 이어진 예”
(제공=한미약품)
(제공=한미약품)

[화이트페이퍼=김새봄 기자] 한미약품이 애초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해 기술 수출했다가 실패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간염 치료제로 재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료 규모는 1조 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이다.

5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듀얼 아고니스트’를 다국적 제약사 MSD에 기술수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바이오신약 후보 물질은 비알코올성 지방 간염 치료제로 개발·제조·상용화될 예정이다.

계약금은 1천만 달러, 단계별 성공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8억 6천만 달러로 알려졌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술료 등은 임상개발과 허가, 상업화의 성공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후보물질은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Glucagon)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애초 ‘듀얼 아고니스트’를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했다. 2015년 한미약품은 임상 1상 단계에서 1조 원 규모로 얀센에 이 바이오신약을 기술 수출했다. 그러나 얀센은 이 물질을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하다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임상 2상에서 체중 감소 목표치에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얀센은 지난해 7월 1억 5000만 달러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한미약품에 ‘듀얼 아고니스트’의 개발 권리를 반환했다.

당시 한미약품은 얀센과의 계약은 종료했지만, 임상 과정에서 약물의 개발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며 방향을 새로 잡겠다고 밝혔다.

MSD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해당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제조·상업화 등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MSD 임상 연구센터의 샘 엥걸(Sam Engel) 박사는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 2상 데이터는 비알콜성 지방 간염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비만·당뇨 치료 신약으로 개발되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 NASH를 포함한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신약개발 영역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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