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단 모멘텀?...제약사 주가 ‘고공행진’
실적보단 모멘텀?...제약사 주가 ‘고공행진’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5.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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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스타트’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급부상...대웅제약 주가↑
‘실적과 모멘텀 사이’...유한양행 전망, 증권가 의견 엇갈려
한미약품, 사노피 암초에 주가 급락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타를 맞은 기업의 경우 실적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실적 너머에 있는 모멘텀에 투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웅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4.85% 뛴 1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 발표에 하락세를 타던 대웅제약은 지난 14일부터 다시 상승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이 출시한 호이스타정의 주성분인 ‘카모스타트매실산염’이 코로나19 억제 후보물질로 거론되는 ‘나파모스타트 메실산염’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주들이 꿈틀거리는 가운데 대웅제약 주가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대웅제약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284억원으로 전년보다 4.1%로 소폭 줄었다. 영업이익(13억원)은 87.7% 감소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영향에 미국과 유럽시장으로의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대로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불확실성을 고려해 2분기 나보타 수출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도 “나보다 유럽 출시 연기와 미국 수요 감소를 반영하여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다”면서 이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17.6% 내려잡았다.

이날 유한양행은 5만1600원으로 전일과 동일한 가격에 장을 마쳤다. 당초 유한양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연구개발(R&D) 부문에 타격을 받아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3월23일 최저점을 찍은 후 차츰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 11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유한양행의 2분기 실적과 주가 전망에 대한 증권사 전망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기술수출한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통한 이익 증가에 무게를 두고 분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COVID19 그 이후가 더 기대되는 섹터’ 보고서에서 “4월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이 수취되면서 2분기 양호한 실적(영업이익 23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에 기술이전한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기술료(약 432억원)을 수령할 예정이다.

반대로 NH투자증권은 예정된 기술료 유입 외엔 구조적 실적 성장 모멘텀이 없다는 진단을 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 전까진 매분기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으나 예전의 유한양행이 아니다”라며 “영업이익 시현을 하던 예전의 펀더멘털을 이제는 확인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영향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 가정하면 부진한 실적은 지속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에 코로나19 직격타를 그대로 맞았다. 전문의약품 처방 및 원료의약품 수출이 감소하면서 매출액(3133억원)과 영업이익(11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9.2%, 82.4%씩 대폭 감소했다.

동국제약과 종근당은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장 종료 기준으로는 동국제약이 전일보다 2.17% 올랐고, 종근당은 1% 상승했다.

동국제약은 전날 발표된 1분기 실적의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1분기 매출액은 13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2% 늘었다.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30.2% 올랐다. 먹는 탈모약 ‘판시딜’, 여성갱년기 치료제 ‘훼라민Q’와 구내염 치료제 ‘오라메디’ 등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종근당은 ‘원도톡스’ 출시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의 진출, EGFR·c-Met 이중항체 CKD-702는 비소세포폐암 임상 1상 진입 소식 등 호재가 잇따르자 주가도 탄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까지 상승포물선을 그리던 한미약품의 주가는 파트너 회사의 권리 반환 통보에 급락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회사가 신약 기술을 수출한 사노피는 지난 14일 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미약품 주가는 급락했고 이날도 2.97% 하락 마감했다. 사노피의 권리 반환으로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불확실해 졌다는 증권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에만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들어갔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기 전까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 관련 임상을 한미약품이 단독으로 진행하려면 오히려 임상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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