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직격타 연말 넘기나...항공업계, ‘생존기로’서 속수무책
코로나발 직격타 연말 넘기나...항공업계, ‘생존기로’서 속수무책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4.03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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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역대급 위기에 봉착...LCC부터 구조조정 칼바람 확산 우려
전례 없는 수요 감소, 연말까지 갈 수도...증권가, 항공사들 목표가 잇따라↓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항공 여객수 및 화물량은 2017년~2019년 평균 대비 각각 3.9%, 71.8%로 급감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항공 여객수 및 화물량은 2017년~2019년 평균 대비 각각 3.9%, 71.8%로 급감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부터 대형항공사까지, 역대급의 수요 감소와 실적 악화 등 항공업계 전체가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이에 증권가는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타에서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에 입을 모으며 항공사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항공업계, 역대급 위기에 봉착...LCC부터 구조조정 칼바람 확산 우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협회는 이날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 항공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항공산업 생존을 위한 호소문'을 보냈다.

협회는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으며 84만명의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고용 불안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임직원들이 자발적 고통 분담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산업기반을 붕괴시킬 정도로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물론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감면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기준으로 항공업계는 전세계 181개국의 한국발 입국 금지·제한 조치에 따라 국제선 여객은 96% 급감했고, 국내선 여객은 60%까지 하락하면서 역대급 위기에 봉착했다. 국적 항공사 여객기는 374대 중 324대가 멈춰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항공 여객수 및 화물량은 2017년~2019년 평균 대비 각각 3.9%, 71.8%로 급감했다.

코로나발 직격타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자 항공업계는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 나오던 우려대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직원수가 1680명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45%인 750명 정도를 구조조정한다. 이스타항공은 우선 희망퇴직을 받은 뒤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다음 달쯤 정리해고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4월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미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3월 들어서는 급여를 아예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다른 항공업체 역시 어려운건 마찬가지다. 국내 항공사들은 직원들의 유·무급휴직과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급여 반납 등을 시행중이나 이런 자구책만으로는 코로나19 직격타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다. 업계는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아침 보고서를 통해 “LCC들은 매출 타격이 극심하다.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움직임은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례 없는 수요 감소, 연말까지 갈 수도...증권가, 항공사들 목표가 잇따라↓

올해 연간 기준 국내 항공 여객은 전년대비 39% 대폭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9년 경기 침체에도 5%의 감소 폭을 보였던 항공여객이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에 국제·국내선 모두에서 전례 없는 수요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견된다.

NH투자증권은 항공사들의 정상적인 운항은 올 4분기는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4개 항공사 합산 항공 여객 공급이 28%, 수요가 49% 감소할 전망이며, 여객 운임 역시 전년 동기대비 15% 하락함에 따라 여객 매출은57%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에는 운항 차질, 여객 수요 감소가 심화되면서 수송량이 재차 감소한다. 여객 운임도 재차 하락하면서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운임 감소 폭이 축소되는데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악화될 것은 자명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 연구원은 대한항공(-35.5%), 제주항공(-13.6%), 진에어(-33.3%), 티웨이항공(-43.9%)의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조정했다. 대한항공 목표주가의 경우는 하나금융투자가 기존 3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이 3만3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하향했고, KB증권도 기존보다 29% 내려잡았다. 또 제주항공에 대한 목표주가는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이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박소영 수석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충격이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면서 “국내 항공산업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부진, 여객수요를 견인해온 내국인 아웃바운드 수요 성장세 저하 등 수요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며 매우 어려운 영업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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