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품었다가 뱉어내나'...두산건설 운명에 쏠린 눈
'두산重 품었다가 뱉어내나'...두산건설 운명에 쏠린 눈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3.3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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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매각 가능성↑
'총체적 난국에'...매각 성사까지 가시밭길 예상
두산중공업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100% 자회사 두산건설을 매각할지 관심이 이목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중공업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100% 자회사 두산건설을 매각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두산중공업의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된다.

31일 채권단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매각 카드’를 꺼낸 것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1조원 지원에 앞서 지금이라도 마땅한 자구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 1조원 쏟아냈건만...‘만년 적자’ 두산건설, 이대로 매각되나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매각이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유동성 위기가 닥친 두산중공업으로선 ‘아픈 손가락’인 두산건설을 내려놓는 게 손쉬운 해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두산건설은 수년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작년의 경우에는 순손실액만 4217억원에 달한다. 간간이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특히, 두산건설은 2013년 준공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의 무더기 미분양 사태로 큰 손실을 안았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면서 1646억원의 손실액을 냈다.

그 외 천안 청당 공동주택 신축사업, 용인 삼가 사업 등에서 대규모 부실이 터지면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 같은 악재에 두산그룹이 2013년 이후 두산건설에 투입한 자금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그룹의 중간지주사 격인 두산중공업의 자금난을 가중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럼에도 적자에 허덕이자, 결국 두산중공업은 작년 말 두산건설을 상장폐지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당초 두산건설의 지분 약 90%를 갖고 있던 두산중공업이 나머지 지분 10.26%를 모두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 ‘건설업계 난리인데’...두산건설, 매각 가능성 ‘물음표’

여기서 문제는 두산건설이 실제 매물로 나왔더라도 매각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현 상황에서 마땅한 원매자를 찾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인수전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더욱이 건설사들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재무적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태다. 오히려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상황 속에서 건설사 인수는 그다지 매력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두산건설은 국내 주택사업과 토목사업에 중점을 뒀을 뿐 해외수주 경험이 적다. 그나마 눈독 들일 만한 점은 아파트 브랜드 위브(We’ve)의 브랜드 인지도 정도다.

두산건설은 2001년 출범한 아파트 브랜드 ‘위브’로 활발히 수주 곳간을 채워나갔다. 고층 아파트 브랜드인 ‘두산위브 더 제니스'의 경우에는 수도권 외곽과 지방 곳곳에 랜드마크급 주거 단지를 짓기도 했다.

다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지방 중견건설사의 경우에는 두산건설 인수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추가 손실은 걸림돌이다. 두산건설의 PF우발채무는 작년 3분기 기준 3100억원에 달한다. 자칫 보증채무 현실화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데다가, 건설업의 전반적인 침체로 높은 인수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매각 성사까지 쉽지않을 뿐더라 매각하더라도 당장 두산중공업의 재무상황이 눈에 띄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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