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매물 푸르덴셜 매각' 정공법이냐 암중모색이냐
'알짜매물 푸르덴셜 매각' 정공법이냐 암중모색이냐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2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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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매물’ 안 놓친다...윤종규 KB금융 회장 인수 의지
우리금융, 칼자루 쥔 금감원과 줄다리기 속 돌아가기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KB금융과 재무적투자자(FI)인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KB금융과 재무적투자자(FI)인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알짜매물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의 유력한 후보에 KB금융그룹이 떠오르고 있다. 노사간 갈등에도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우리금융그룹도 결국 푸르덴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알짜매물’ 안 놓친다...윤종규 KB금융 회장 인수 의지 강해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다. 여기엔 KB금융과 재무적투자자(FI)인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했다. 골드만삭스는 본입찰이 마무리되는 대로 1~2달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을 놓고 KB금융은 노사간 갈등을 겪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푸르덴셜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데 반해 KB손해보험 노조는 보험업황을 감안, 보험사를 인수할 때가 아니라며 불만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제12기 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선 노사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KB손보 노조 측은 "금리 역마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입찰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며 "지금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성과 부풀리기용 M&A"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 측은 “푸르덴셜생명은 견실한 회사"라며 "노조는 경영진을 가볍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KB금융이 푸르덴셜을 품을 경우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 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알짜매물로 꼽히는 푸르덴셜 인수를 포기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칼자루 쥔 금감원 ‘내부등급법’ 내줄까...우리금융, ‘인수금융’부터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1일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푸르덴셜 인수에 참여하겠다는 의지의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IMM PE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하지 않아 경영권을 가질 수는 없지만 IMM PE가 푸르덴셜 인수에 성공한 후, 푸르덴셜이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우리금융이 우선 순위를 보장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비은행 부문 확장을 추진해온 우리금융이 인수금융으로 선회한 데는 금융감독원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확장하려면 자본적정성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다른 금융사들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받는 탓에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국내 다른 금융그룹들과 달리 위험가중자산을 측정할 때 ‘표준등급법’을 적용한다. 지주로 체제를 바꾼지 얼마 안됐다는 이유로 자체적인 측정법을 활용할 수 있는 ‘내부등급법’ 사용 승인을 금감원으로부터 아직 받지 못했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금, 미수금, 가지급금, 유가증권, 예치금 등 자산 유형별로 위험 정도를 감안한 자산을 뜻한다. 쉽게 말해 회사가 보유한 자산에 실질적인 위험을 반영해 재산정한 값이다.

신용위험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기준에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표준등급법을 적용 할 때보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는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을 쓰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표준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변경했을 때 줄어드는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7조원에 달한다.

이에 우리금융은 지난해 6월 금감원의 내부등급법 승인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금감원 부원장보를 비롯한 금감원 관계자들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당초 올해 1분기 안에는 금감원의 승인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DLF 사태라는 암초에 걸렸다.

IB 시장의 한 전문가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금감원과의 법적다툼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입장이 곤란해졌다”면서 “그럼에도 인수금융 자체가 사실 푸르덴셜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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