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한 반도건설 속내는?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한 반도건설 속내는?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2.2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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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M&A' 시도? ...성공 가능성은 희박, 국내 사례 거의 없어
반도건설, 한진칼 지분율 총 13.30%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연합과 '반(反) 조원태 연합'이 지분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연합과 '반(反) 조원태 연합'이 지분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반도건설의 공세가 심상찮다. 한진칼 지분 4.59%를 추가 매집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미 재계 안팎에서는 반도건설이 ‘적대적 M&A’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 ‘경영 참여’ 선언한 반도건설, 벌써 한진칼 지분율 13%대

반도건설의 행보는 가히 공격적이다. 한진칼 지분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위협적인 태세를 취하고 있다.

작년 1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반도건설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당시 지분은 6.28%였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친분이 알려지면서 반도건설이 한진가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백기사’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적잖았다.

하지만 한 달 뒤인 1월 초, 반도건설은 본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진칼 지분매입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지분도 8.28%로 늘렸다. 급기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와 지분을 공유하기로 하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꾸렸다.

현재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은 총 37.08%, 반 조원태 연합의 지분은 38.25%다. 지분율 격차가 1% 내외여서 주총에서 박빙 승부를 펼치게 됐다.

여기서 머물지 않고 반도건설은 압박 수위를 한 차례 더 높였다. 이달 중순 추가 지분 4.59%를 매집하며 지분율을 13.30%까지 끌어올렸다. 단일 주주로는 KCGI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 것이다.

이번에 매입한 지분은 지난해 12월26일 한진칼 주주명부 폐쇄 후 매집한 것이어서 다음 달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건설을 비롯한 반 조원태 연합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영권 분쟁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 최종 노림수는 한진그룹 장악?...'적대적 M&A' 포석일 수도

이러한 반도건설의 일련의 행보가 ‘적대적 M&A’를 염두한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단순히 지분매입을 통해 그룹의 유휴자산 개발권을 노렸다고 보기에는 그 이상의 과감함이었다는 평가다. 최종 노림수는 실질적인 그룹 지배권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적대적 M&A는 기존의 경영권을 보유한 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경영권을 탈취하고자 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국내 기업 역사상 시장에서 ‘적대적 M&A’를 성공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경영권 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감에 따른 주가 하락과 명분 상실이 겹치면서 결국 실패로 끝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반도건설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행동주의 펀드인 KCGI와, 진입 명분을 쌓기 위해 조현아 전 사장과 손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반도건설은 현재 사업다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간 주택 외길만을 걸어왔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새로운 사업에 발을 뻗어야 할 때가 됐다. 지분을 매입할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반도그룹은 보유 현금과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만 1조원 가량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이 추후 한진칼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현재 최대 단일주주인 KCGI는 행동주의 펀드인 특성상 ‘엑시트(투자금 회사)’ 전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가장 위협적인 것은 반도건설"이라면서 "반 조원태 연합은 결속력이 흠이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실탄'을 보유하고 있어 승부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사진을 장악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 측의 방어 수단도 충분하기 때문에 적대적 M&A를 시도하더라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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