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전쟁 승자는?...대웅제약, 소송 불확실성에 올해도 실적 타격
보툴리눔 전쟁 승자는?...대웅제약, 소송 불확실성에 올해도 실적 타격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2.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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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일회성 비용 증가’에 실적 상승폭 줄어...증권가, 불확실성 지속 전망 ‘목표가’ 하향
메디톡스 "떳떳하면 국내 재판부에도 염기서열 분석자료 제출하라"
대웅제약 "국내 재판은 진행중...관련 내용 공개 어렵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소송비용 등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0.2p% 낮은 3.1%에 그쳤다. (사진=한화투자증권)
대웅제약은 지난해 소송비용 등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0.2p% 낮은 3.1%에 그쳤다. (사진=한화투자증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대웅제약이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조52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발암물질 검출로 ‘알비스’ 잠정판매 중지 조치와 메디톡스와의 보툴리눔 균주 소송 등 악재 속에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다만 소송비용 등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2p% 낮은 3.1%에 그쳤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장기화 된 메디톡스와의 균주 소송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 점이 영향이 컸다. 이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대웅제약의 주가 반등을 위해선 소송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며 목표주가를 내려 잡고 있다.

대웅제약 ‘일회성 비용 증가’에 실적 상승폭 줄어...증권가, 불확실성 지속 전망 ‘목표가’ 하향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조 52억원으로 6.5% 늘었다. 연간 실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3~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메디톡스와의 소송 장기화에 따른 비용 발생과 효자 품목인 ‘알비스’ 판매 부재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알비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도록 조치하면서 지난해 9월 판매가 중단됐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하반기에 메디톡스와의 소송비용으로만 172억원을 사용했다. 작년 3분기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5.2% 급감한 28억원이었는데 이는 증권사 시장 전망치보다 151억원이나 급감한 수치이다. 4분기 소송비용은 68억원으로 전분기보다는 줄었으나 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대웅제약의 4분기 매출액은 2,611억원으로 전년대비 1.4% 소폭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71.1% 대폭 줄었다.

DB금융투자 구자용 연구원은 “알비스 매출 공백에 따라 올해 매출 성장률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나보타의 ITC 소송이 6월 예비판정과 10월 최종판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소송비용이 점차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6월 예비판정까지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기대에 못 미치는 임상결과 발표에 따라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가치가 낮아진 것을 반영하여 목표주가를 190,000원으로 하향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진홍국 연구원은 “해외소송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해외사업부 구조조정 비용(39억원)과 3분기에 R&D비용이 236억원에서 286억원으로 늘어난 것이 컨센서스 하회의 주원인”이라며 “매수의견을 유지하나 실적부진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2% 하향한 14만원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대웅제약이 주가상승을 위해 이익개선보다는 일단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올해 비용의 급감으로 정황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개선되겠지만, 지속되고 있는 메디톡스와의 소송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웅제약 주가는 지난달 13일 14만40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내리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3일 11만3500원까지 내려오며 최저가를 찍었다. 그리고 등락을 반복하다가 이날은 전날보다 2.14% 오른 11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대웅제약 주가 추이. (사진=한국투자증권)
대웅제약 주가 추이. (사진=한국투자증권)

같은 수치 다른 견해...ICT 재판 끝나도 소송은 계속 될 듯

한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놓고 벌이는 법정 다툼은 지난 2016년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메디톡스의 제기에서 시작됐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보툴리눔 균이 만들어내는 보툴리눔 톡신으로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이다. 보툴리눔 균주는 '보톡스'로도 불리며 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에 사용한다.

양사는 서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올해도 갈등은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 재판부가 판정을 내린 후 10월 6일 판정을 최종 확정지을 예정이다. ITC가 누구의 손을 들든 간에 패소한 쪽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다툼은 현재 진행 중인 국내 민사소송으로 확대 할 것으로 추측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과의 소송에 대해 “ICT 소송에서 패소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증거가 분명하다. 정황적 증거도 중요하지만, 이미 과학적으로 염기서열 분석을 모두 마친 상태로 자료들이 미국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최근에 질병본부에서 코로나19 염기성 분석 자료에서 ‘염기서열 99.5~99.9%가 같은점’을 ‘일치’라고 명명했다”면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염기서열 분석결과 380만개 중 160개(0.004%)만 다르다. 이 수치를 놓고 대웅 측은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분리성공ㆍ유전정보 공개’에서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호흡기 검체(가래 등)를 세포에 접종하여 배양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을 확인하였으며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분리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바이러스 유전정보에 따르면, 분리된 바이러스는 중국(우한, 광동), 프랑스, 싱가포르, 독일 등 국외에서 분리된 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일치‘(99.5~99.9%)’하였으며, 의미 있는 유전자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또 “대웅제약은 염기서열 분석 자료를 ‘비공개’를 전제로 하는 미국 ICT에는 공개하면서 한국 재판부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염기서열 한 두 개가 다르면 같은 균주에서 돌연변이가 나왔다고 볼 수 있으나 160여개가 다른 것은 완전히 다른 균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재판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사안이라 공개적으로 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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