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않는 풍선효과...'강남3구부터 수용성까지' 들쑤셔
멈추지않는 풍선효과...'강남3구부터 수용성까지' 들쑤셔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2.14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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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째 대책 내놓았지만, 수도권 남부까지 퍼진 ‘풍선효과’
대세로 등극한 ‘수용성’까지...이미 “버블은 이미 시작”
국토교통는 수원, 용인 등 수도권 남부 지역의 집값 급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규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고강도 규제로 서울 집값을 누르자, 이번에는 수도권 남부 지역에 집값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 ‘수용성’이 대세로 등극했다. 수용성은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성남시를 앞글자를 딴 신조어다.

정부가 서울 전역을 고강도 규제로 묶자, 풍선효과가 이번에는 수도권 남부 지역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버블 세븐’을 방불케 하는 열기라고 우려하고 있다.

■ “이번엔 수용성이요?”...집값 따라 움직이는 신조어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손댈 때마다 풍선효과로 집값이 출렁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맞춰 ‘신조어’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부터 줄곧 정조준했던 지역은 서울 집값 1번지 ‘강남3구(강남구·송파구·서초구)’였다. 이들 지역이 9.13 대책 등 고강도 규제가 겹겹 덧씌워지자, 이번에는 강북권 대장주인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 지역에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풍선효과는 금세 서울 외곽으로 퍼지면서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의 집값까지 밀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내놓은 12.16 대책은 이들 지역의 집값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이들 지역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서울에 그칠 것만 같았던 풍선효과는 급기야 경기 남부권까지 진출한다. 올 들어 수원시, 용인시, 성남시가 집값이 달아오르면서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서울 집값 매수세는 주춤한 것과 달리, 이들 지역만큼은 강세다.

이번 주만 보더라도 수원시와 용인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각각 2.04%, 0.73% 상승했다. 이는 감정원이 주간 아파트 시세를 조사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약 8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성남시 아파트값 상승률의 경우에는 지난주 0.05%에서 금주 0.02%로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예년보단 두드러진 상승세다.

■ 19번째 대책 준비하는 文정부...“이미 버블이 낀 상태”

심상찮은 풍선효과에 정부가 또다시 추가 규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수용성 지역 가운데 과열 지역을 추려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뒤늦게 대비책에 나섰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미 수용성 일부 집값은 ‘버블’ 그 자체라는 평가다. 전용면적 84㎡가 10억원에 거래되면서 이미 서울 집값에 버금가는 모습이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자연앤힐스테이트'는 지난달 11일 전용 84㎡가 1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 대비 약 3억원 뛰었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갭투자가 대거 몰렸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광교상록자이'는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10억원대에 팔린 이후, 이달 3일과 10일 각각 10억8500만원, 10억1500만원에 매물이 거래됐다. 이미 호가는 10억원 중후반까지 치솟았다. 1년 전보다 2억원 가까이 뛴 셈이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2006년 ‘버블 세븐’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노무권 정권 당시 집값이 급등했던 서울 강남3구·양천구 목동, 경기도 성남시 분당신도시·안양시 평촌신도시·용인시를 묶어 버블 세븐이라고 불렸다. 거품처럼 집값이 부풀려졌다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현 상황을 '버블 세븐'의 재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시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원 일부 지역은 이미 버블이 낀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정부가 이들 지역에 추가 규제책을 발표해도 가격 규제만 내놓는 한, 풍선효과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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