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제 와서?"...HUG의 새 분양가 기준 '뜨거운 감자'
"갑자기 이제 와서?"...HUG의 새 분양가 기준 '뜨거운 감자'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2.12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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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조만간 분양가 심의기준 손본다
때아닌 기준 변경에...정책 혼선·총선용 표심 잡기 '눈총'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총 1만2032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총 1만2032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새 분양가 심의기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HUG가 또 다시 기준에 손을 대면서 시장 혼선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이고, ‘총선용 표심 잡기’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UG는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 분양가 심의 기준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는 것을 계기로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는 자체 고분양가 심의 기준을 정비하려는 것이다.

HUG는 현재 자체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구(區) 단위로 1년 내 입지·규모·브랜드 등이 유사한 분양 단지가 있을 경우 직전 사업장의 분양가 수준으로, 직전 분양 단지의 일반분양이 1년을 초과한 경우에는 이전 분양 단지의 분양가의 105% 이내에서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HUG의 이러한 분양가 심의 기준은 비교 대상을 해당 구내에서 경직되게 운영해 동별, 단지별, 브랜드별 격차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질타를 받아왔다. 서울 주요 지역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의 경우에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만일 HUG가 이러한 지적을 수용해 세분화된 기준을 마련할 경우, 범(氾)강남권 프리미엄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서울 강동구 대장주인 둔촌주공아파트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입지와 브랜드 측면에서 바로 옆동네인 송파구 ‘헬리오시티’, ‘올림픽선수기자촌’,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 등과 비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헬리오시티의 일반분양가는 2015년 분양 당시 3.3㎡당 2626만원, 광진그랜드파크는 2018년 1월 당시 3.3㎡당 3370만원에 책정된 바 있다.

그 외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재건축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 동작구 흑석3구역 재개발단지 등도 분양 몸값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와 1km 거리에 위치한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2015년 당시 분양가가 3.3.㎡당 2626만원으로 책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와 3km 거리에 위치한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총 9510가구로, 매머드급 단지다. (사진=연합뉴스)

때아닌 HUG의 분양가 심사기준 변경에 ‘뒷말’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HUG는 정부의 정책 기조 아래 분양가 책정에서 완고한 태도를 보여왔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주변 집값을 떨어뜨려 집값 안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이 때문에 HUG는 분양가를 보수적으로 낮게 책정했으며, 이를 두고 조합과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그러던 와중 갑작스레 꺼내든 HUG의 ‘분양가 완화’ 기조에 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 때문에 두 달 남짓 남은 4.15 총선을 겨냥해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HUG 고분양가 개편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12.16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안정화를 기대했으나 갑자기 HUG의 고분양가 심의기준을 바꾼다고 한다"면서 “일년도 안되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정책을 누가 신뢰하겠나”고 꼬집었다. 이어 "경기부양이 아닌 총선 민심용 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매머드급 단지인 둔촌주공 재건축 주민들의 반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1만2032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현재 주변 아파트 시세가 3.3㎡당 4000만원을 넘고, 공사비 추가 부담 등을 고려할 때 3.3㎡당 3500만원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분양가 책정을 두고 난항이 예고되자, 하루에 수십 건의 민원이 제기될 정도로 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HUG가 일반분양가를 과도하게 책정해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을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합리적인 분양가 산정이 반드시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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