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까지'...불굴의 기업인 1세대 막 내리다
'롯데 신격호까지'...불굴의 기업인 1세대 막 내리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1.20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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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구자경 이어 롯데 신격호 회장까지 '부고'
20년 만에...사실상 저문 재계 1세대·주춤한 고령 2세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향년 99세 나이로 19일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향년 99세 나이로 19일 별세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대한민국의 격동기를 함께한 기업인 1세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주역들의 비보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재계에서는 창업 기업인들의 빈 자리를 3·4세대가 채우면서 완연한 세대교체를 맞이했다는 평이 나온다.

■ ‘한강의 기적’ 주역 별이 되다...롯데 신격호 비보까지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은 사실상 창업 1세대의 종언과도 같다.

신 명예회장은 19일 오후 4시29분경 가족들이 지켜보는 와중 항년 9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18일 영양공급 치료 목적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뒤,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뛰어들어 지금의 롯데그룹을 일궈낸 인물이다. 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맨땅에서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 기업으로 성장시킨 '유통계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는 ‘무차입 경영원칙’ 하에 위기를 극복했으며, 해외로 발을 뻗으며 세계적 기업을 키워내는 데 성공한다.

신 명예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기업을 일군 초대회장들은 이미 별세했다. 가장 최근에 타개한 기업인은 지난달 세상을 떠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 83세를 일기로 영욕의 생을 마감했다.

재계 1위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은 1987년 타개했으며, 정주영 현대 회장은 2001년 세상을 떠났다. 최종현 SK 회장(1998년), 구인회 LG 회장(1969년), 김종희(1981년) 한화 회장 등도 이미 오래전 세상을 떠났다. 창업세대로는 유일하게 장치혁 고합그룹 전 회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 ‘기업인 2세 시대’도 저물어가다...고령 총수들도 활동도 ‘주춤’

지난해부터 기업인 1세뿐 아니라 2세들의 부고도 자주 들려오고 있다.

작년에는 박용곤(88)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3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어 4월 조양호(71) 한진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갑작스럽게 타개했으며, 같은 해 12월 구자경(95) LG그룹 명예회장도 영면에 들어갔다.

이들과 같은 세대의 기업인들은 병세 악화로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건희(78)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82)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6년째 병상에서 쾌차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2016년 말 최순실 청문회에 참석한 이후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돼 왔다. 팔순을 넘은 고령 나이여서 건강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는 부친을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각각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아직 건재한 2세 최태원·김승연...20년 만에 ‘재계 맏형’으로

아직 건재한 재계 2세에도 이목이 쏠린다. 대기업 20위권에서는 유일하게 최태원(60) SK 회장과 김승연(68) 한화 회장이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년 전 ‘재계 막내’로 통했던 최태원 회장은 어느덧 ‘재계 맏형’이 된 모습이다.

올해로 환갑을 맞이한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기치로 삼아 '행복 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행복토크 100회를 완주하면서 임직원들과 사회구성원들의 행복 전파에 힘쓰고 있다.

최 회장은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이 타계한 이후, 38세 나이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당시 그룹 경영에 나설 때까지만 하더라도 대기업 20위권의 총수 중 절반 가량이 창업세대들이 꾸려질 정도로 기업인 1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까지 40년째 '최장수' 총수직을 역임하고 있다. 1981년 창업주 김종희 회장이 타계한 이후, 29세의 젊은 나이로 수장 자리에 올랐다. 한때 건강이상설이 돌기도 했으나, 연초부터 신년사를 직접 주재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회장의 비보로 사실상 창업세대의 시대가 저물었다"면서 “타개와 건강악화로 1·2세 총수들이 경영권을 내려놓으면서 재계에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1·2세대 기업인들의 타계로 재계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사진=화이트페이퍼)
1·2세대 기업인들의 타계로 재계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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