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자기계발]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6.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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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피오리나처럼 되고 싶어요.”


내가 만난 30대 직장여성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세계적인 그룹 휴렛패커드HP의 최고경영자CEO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첫손에 꼽았다. 그녀는 〈포춘>(Fortune)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여성 경영자 순위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녀의 눈부신 실적과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은 실로 직장인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그래서일까. 대기업 홍보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선영씨 또한 칼리 피오리나의 전기를 머리맡에 두고 서른의 강을 당당하게 건너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CEO란 하루살이 목숨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칼리, 그녀는 6년이나 최고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제 직장 커리어의 모든 것을 비춰볼 수 있는 맑은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영씨의 말대로 칼리 피오리나는 전세계 젊은 직장인들에게 꿈과 용기와 도전정신을 심어준 인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피라미드 구조를 갖고 있는 조직에서 칼리 피오리나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칼리 피오리나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운명과 재능이 주어졌던 것은 아닐까. 신의 선택을 받은 모차르트의 빛나는 달란트 같은 것 말이다. 꿈을 꿀 수는 있지만, 얻을 수는 없는 것. 

 

“꿈을 꿀 수 있는 자유! 그 자유를 얻는 데 20대 시절을 바쳤어요.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꿈을 꿀 수 있는 진정한 ‘자격’을 얻는 데 내 자신을 아낌없이 투자했다고 해야겠군요. 그러자 서른을 지나면서 내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한 걸음, 한 걸음들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칼리 피오리나를 꿈꾸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칼리 피오리나를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자격을 얻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선영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내게 푸른 전율처럼 다가왔다. 20대를 바쳐 꿈꿀 수 있는 자격을 얻은 사람의 서른은 그야말로 당당하고 활기에 넘쳤다. 자격을 갖춘 사람의 꿈은 그의 자신감과 열정과 잘 어울렸다. 서른의 강을 건너는 선영씨의 꿈은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등푸른 생선처럼 싱싱하게 펄떡였다.

 

“직장인이라고 해서 꼭 최고경영자를 꿈꿔야 하는 건 아니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CEO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것 같아요. 최고가 되어야 한다, 1등을 하지 못하면 끝장이다 등과 같은 강박관념을 마치 자신의 꿈인 양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매우 깊습니다. 이는 자신의 꿈을 아무런 이유 없이 방치하고 마는 결과를 불러올 뿐입니다. 꿈을 키워나가기보다는, 꿈을 포기하고 체념하기에 바쁜 30대를 보낼 뿐입니다.

 

제 남편도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을 다니고 있어요. 하지만 그의 꿈이 뭔지 아세요? ‘자급자족’입니다. 마흔이 되면 직장생활을 미련 없이 접고 우리 가족을 위한 황톳집을 짓겠답니다. 논밭도 몇백 평쯤 사서 직접 씨를 뿌리고 결실을 거둬 우리 가족만의 밥상을 차리겠다는 꿈 때문에 밤잠을 설쳐가며 계획을 세웠다가, 지웠다가 되풀이합니다.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남편의 서른은 꼭 어린애 소풍 가기 전날 같아요. 중요한 건 남편이 그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꿈에 다가가고 있다는 겁니다. 학교 다닐 때 학생운동에 관심이 많더니, 결국 서툰 사회주의자가 되는 거냐고 퉁박을 줘도, 머리를 긁적이며 소년처럼 웃는 그는 분명 행복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꿈이 다른 사람의 꿈과 욕망을 따라가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 같은 점검이 철저하게 선행되지 않으면 자신의 꿈에 맞는 열정과 책임을 설계해 나가기가 불가능해진다.


선영씨는 꿈꿀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데 청춘을 바쳤고, 서른의 자리에서 자신의 꿈에 걸맞은 열정과 책임,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밟고 있다. 어쩌면 그녀는 칼리 피오리나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을 듯하다. 자신의 꿈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행복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의 삶은 얼마나 온화하고 매력적인가.

 

 “영문과를 졸업한 후 전업주부로 한 삼 년 살림만 하다가 작고 아담한 영어 보습학원을 차려 자신의 꿈을 시작해 나가는 사람도 제 주변에 있어요. 스튜어디스 일을 하다가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자 서비스 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요.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온라인 상점을 개설해 자신만의 독특한 액세서리를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는 후배도 있습니다. 그들은 칼리 피오리나를 꿈꾸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들은 분명 칼리 피오리나가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성공이 있고, 그 성공을 향한 다양한 꿈이 존재한다. 이 같은 평범한 진리를 마음 깊이 인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꿈, 그리고 그곳을 향한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선영씨의 서른은 다른 사람들의 꿈과 삶의 가치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나누고 격려하면서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밀고나가고 있다.

 

“스무 살 시절에는 꿈 그 자체의 매력에 흠뻑 빠져도 좋습니다. 하지만 서른에는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발견하고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내가 꾸고 있는 꿈이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꿈을 내가 대신 꾸고 있는 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삶과 세상 속에 꿈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 자신의 진정한 꿈속에 나 자신을 위한 온화한 삶과 세상이 존재한다는 믿음과 열정, 그것이 서른의 강을 아름답게 건너게 합니다.”

 

[김현정 커리어디시즌 대표] 참조 <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 (토네이도,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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