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도 짐 쌌는데"…지금 건설업계는 IPO '신중 모드'
"두산건설도 짐 쌌는데"…지금 건설업계는 IPO '신중 모드'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2.13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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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 두산건설, 23년 만에 상장폐지
건설경기 불황에...상장 추진 건설사도 '주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고 두산건설은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고 두산건설은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두산건설의 상장폐지 소식이 들려오자, 건설업계의 기업공개(IPO)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때 대형건설사들은 국내외 건설업 호황에 힘입어 IPO를 감행했다. 두산건설도 일찍이 상장 건설사 대열에 합류했지만, 경영난에 빠지면서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두산건설의 조치는 건설업계 불황과 무관치 않다. 이미 대내외적 악재에 IPO를 준비 중이던 대형건설사들도 상장 시기를 신중히 조율하는 모습이다.

■ ‘화려한 과거’ 마침표...두산건설, 결국 23년 만에 상장폐지

두산그룹이 만년 적자인 두산건설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두산중공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두산건설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안을 결의했다. 동시에 두산건설을 상장폐지 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두산건설은 코스피에 상장한 지 23년 만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두산건설은 수년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작년의 경우에는 순손실액만 4217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3년 준공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의 무더기 미분양 사태는 큰 손실을 안겼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면서 1646억원의 손실액을 냈다.

그 외 천안 청당 공동주택 신축사업, 용인 삼가 사업 등에서 대규모 부실이 터지면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 같은 악재에 두산그룹이 2013년 이후 두산건설에 투입한 자금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기도 했으며, 한때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현재 두산건설이 맞닥뜨린 상황은 건설경기의 불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다. 

두산건설은 건설경기의 흥망성쇠와 궤를 같이해왔다. 과거 주택 호황기에 힘입어 1996년 일찍이 상장에 나섰다. 2000년대 들어서 아파트 브랜드 ‘위브’로 승승장구하는가 싶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후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결국 상장폐지를 택하게 됐다.

■ '만년 상장후보군' 수두룩...건설사 IPO 열기는 ‘뜨뜻미지근’

두산건설의 상장폐지 소식에 건설업계의 분위기도 다소 무거워졌다. 상장을 추진 중인 건설사들도 신중 모드다.

대형건설사들의 IPO 소식은 잠잠하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 등은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거나 물밑에서 검토해왔지만, 수년째 ‘상장 후보군’에만 머물러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상장 작업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흐지부지됐다. 이후 2012년에 이어 2015년 IPO를 만지작거리다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상장 일정을 또 미뤘다.

나머지 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 롯데건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건설 일감이 예년보다 부족해진 데다가, 상장을 시킬만한 명분도 딱히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내외적 악재로 국내 증시가 고꾸라진 것도 발목을 잡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택경기가 활기를 띠고, 해외수주도 회복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꺾였다. 그렇다고 향후 건설 경기의 부활도 기대하기 어려워 건설사들의 상장 의지가 주춤해졌다.

그나마 가장 공격적인 것이 호반건설이다. 작년 10월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정했으며, 내년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연내 IPO를 목표로 잡았지만,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장 시기를 조심스럽게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사업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고, 해외수주 실적도 뒷걸음치다 보니, 모멘텀 부재로 건설주가 저평가됐다”면서 “현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IPO 추진이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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